투자분석사 시킹알파는 현지시각 19일, 텐센트 투자 분석 리포트를 통해 "중국 정부가 텐센트의 황금주를 취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사회 내에 당국이 정한 임원이 자리하는 등, 정부의 경영 간섭이 심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가 텐센트의 황금주를 취득하리란 전망은 지난 12일 처음 제기됐다. 당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는 "중국 정부가 조만간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황금주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IT기업의 황금주를 매수, 경영권을 행사한 전례도 있다. 지난 2021년, 중국 정부는 국영 펀드를 통해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의 황금주를 취득했다. 이후 공산당 간부가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SNS 콘텐츠 등을 검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콘텐츠 보안 위원회'가 신설됐다.
중국 정부의 황금주 인수가 텐센트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투자 분석가들은 대체로 긍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IT·게임업계는 정부의 경영권 행사가 업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킹알파 측은 "어떤 사람들은 정부의 황금주 매수를 부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선 낙관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남아공 퍼스트 내셔널 뱅크(FNB) 웰스 앤 인베스트먼트의 시템빌레 보펠라 연구원 역시 "정부가 보다 친 빅테크적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호평했다.
반면 미국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영국 TS롬바드의 로리 그린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 "황금주 계약은 향후 몇년 동안 지속적이고 더욱 큰 규제를 가하겠다는 의미"라며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제한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게임 외신들은 대체로 부정적 논조를 보였다. 영국의 게임인더스트리, 일본의 포게이머 등은 "정부의 움직임이 게임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빅테크의 규제 완화 방침과 더불어 새로이 고삐를 쥐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게임사의 기획 담당자는 "그간 판호 발급을 제한해 한국 게임의 중국 진출을 적극 방해해온 중국 정부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리가 없다"며 "오히려 텐센트가 보유한 국내기업 지분의 행방을 걱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텐센트는 현재 산하 유한회사의 이름으로 넷마블 지분 17.52%, 크래프톤 지분 13.53%, 카카오 지분 5.9% 등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승리의 여신: 니케' 퍼블리셔를 맡으며 파트너 관계를 맺은 게임사 시프트업에도 대규모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