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사는 과거 국내 LOL 프로 리그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스티치(Stitch)'란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지난 2016년 삼성 갤럭시(현 젠지 e스포츠)의 원거리 딜러로서 리그 20호 펜타킬(상대 5인 전원의 캐릭터를 쓰러뜨림)을 따낸 것으로 e스포츠 올드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이승주 강사가 처음 업무를 시작한 곳은 빅픽처 인터랙티브의 게임 코치 아카데미(GCA)였다. 그는 "먼저 아카데미에 연락을 해서 면접을 본 후 일을 시작했다"며 "내가 이 일에 관심 있다는 것이 업계에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처음 연락했을 때 많이 놀라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를 지망하는 친구들을 가르치면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에 대한 재미도 찾았고 나름의 뿌듯함도 느끼고 있다"며 "나 덕분에 더 나은 실력을 발휘하게 된 학생들이 프로게이머로 데뷔해 최고의 무대를 밟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GCA에서 근무하던 이 강사는 지난해 9월, T1 e스포츠 아카데미에 코치 겸 강사 직으로 합류하게 됐다. 그는 "T1 측이 먼저 제의를 주셨고 이후 다른 지원자들처럼 면접, 시범 강의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합격해 코치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LOL 업계 내에서 T1 아카데미는 '유망주의 산실'로 불린다. 현 T1의 주전인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등은 물론 '스카웃' 이예찬, '리헨즈' 손시우, '에이밍' 김하람, '라바' 김태훈, '칸나' 김창동, '클로저' 이주현 등 국내외 리그의 여러 유명 선수들이 T1 연습생 출신이다.
T1 아카데미와 다른 아카데미의 차별점에 대한 질문에 이 강사는 "오랜 기간 쌓아온 노하우와 시스템도 있겠지만 구단 자체의 명성도 주효한 것 같다"며 "세계적으로 최고의 팀으로 꼽히는 만큼 야망이 있는 연습생들이 오고, 그들을 가르치며 보람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이승주 강사는 1996년생으로 T1에서 현역으로 뛰고 있는 리빙 레전드 '페이커' 이상혁과 같은 나이다. 선수로서 다시 뛰고자 하는 열망에 대해 "그런 마음도 없진 않지만 강사 일에서 느끼는 보람도 큰 것 같다"며 "무엇보다 군입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이 큰 걸림돌"이라고 언급했다.
입대 시점에 대해서 그는 "현역 1급이 나온 만큼 피할 수는 없는 문제인 것 같다"며 "아직 영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 올해 말 강사로서 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입대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주 강사는 인터뷰에서 프로게이머의 꿈과 별개로 LOL 게이머로서 열정은 여전함을 보였다. 그는 "LOL 솔로 랭크 최상위권에 오른다는 것은 게임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반증한다고 생각한다"며 "강사로서 일할 때 외에도 다른 게임보다는 LOL에 집중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전직 프로게이머들 중 상당수가 개인방송 플랫폼을 통해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강사 역시 트위치 채널을 갖고는 있으나 주기적으로 방송을 진행하진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랭크 향상에 집중하며 게임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라며 "시청자들에게 이를 보여주는 것이 꺼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솔로 랭크 최고 성적에 대해 이 강사에게서 "한국 서버 3위"라는 답이 나왔다. 그는 "원거리 딜러는 솔로라이너에 비해 랭크를 올리는 데 다소 불리한 면도 있고 게이머로서 나이도 적지 않다"면서도 "할 수 있는 날까지 최상위권의 기량을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프로 생활을 한지 오래된 만큼 나를 기억하는 팬들은 대부분 사회생활을 시작한 분일 거라 생각한다"며 "여러 매체를 통해 드러나는 내 행보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나 또한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여러분들을 항상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