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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통신기업 잇따른 '사건사고'…대응은 어떻게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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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통신기업 잇따른 '사건사고'…대응은 어떻게 달랐나

사고 성격 따라 사과시기·보상안 달라져…"진정성 있는 사과 중요"

(사진 위) 16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오른쪽 둘째)와 경영진이 개인정보 유출과 디도스 공격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 아래) 지난해 10월 19일 남궁훈 당시 대표(왼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뉴시스 공동취재사진이미지 확대보기
(사진 위) 16일 서울 용산구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오른쪽 둘째)와 경영진이 개인정보 유출과 디도스 공격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 아래) 지난해 10월 19일 남궁훈 당시 대표(왼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서비스 장애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뉴시스 공동취재사진
최근 IT·통신 기업에 사건·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에 대한 기업의 대응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용자들의 절대 다수가 이용하는 플랫폼이나 서비스의 경우, 사고가 일어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영향력이 매우 크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용자들의 분노가 커지는 만큼 기업은 이를 잠재우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있었던 개인정보 유출과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서비스 장애에 대한 사과와 함께 '사이버 안전혁신안'을 발표했다. 혁신안의 주요 내용은 정보보안 관련 투자를 지금의 3배 수준인 1000억원까지 확대하고 CPO, CISO 등 보안 관련 조직을 CEO 직속으로 두면서 확대·개편한다는 내용이다.
또 이용자들을 위한 보상안으로 전 고객 대상 유심칩 교체와 스팸문자알리미 제공 등이 포함됐다. 그리고 피해지원센터를 통해 이용자의 피해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보상안도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혁신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사과가 늦어진 데 대해 디도스 공격이 지속되고 있어 이를 막느라 늦었다고 답했다. 이 밖에 사이버 안전혁신안을 마련하고 피해보상안을 준비하느라 일정이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의 사과는 지난 16일 이뤄졌으며 이는 가장 최근 디도스 공격이 있었던 지난 2월 4일 이후 10일 이상 늦어진 것이다.
황 대표는 "사건이 마무리되지 않아서 늦어진 것이지만 무엇보다 제 불찰이 컸다고 생각한다"며 "디도스 같은 경우에도 첫 주에 공격이 이뤄지고 나서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를 막아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다 보니 공식 사과나 입장문을 내는 것이 늦어졌다. 이에 대해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상황이 명확하게 종료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빨리 사과를 못 한 가장 큰 이유"라며 "외부에 사과와 입장문을 내는 게 늦어지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사고를 수습하느라 사과가 늦어진 경우는 지난해 10월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15일 판교 SK㈜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핵심 서비스는 하루 만에 복구됐으나 서비스 전체를 복구하는 데 5일 이상이 걸렸다. 카카오가 공식적으로 밝힌 서비스 장애 시간은 127시간30분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와 남궁훈 당시 대표는 사고 발생 4일 뒤인 10월 19일에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 사과했다. 이날 남궁훈 대표는 이번 서비스 장애에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카카오는 공식 사과까지 4일이 소요됐으나 피해 보상까지는 2개월이 넘게 걸렸다. 카카오는 외부인사로 구성된 '1015 피해지원협의체'를 구성하고 무료 서비스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보상안을 마련했다.

무료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보상안은 지난해 말에 이뤄졌으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보상은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됐다.

다만 카카오의 이 같은 보상안에 대해 일각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서울YMCA는 17일 성명을 내고 카카오가 피해 '보상'이 아닌 피해 '지원'이라고 명명한 점과 협의체를 내세워 그 뒤에 기업이 숨어버렸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있다.

또 피해 보상에 대한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50만원 이상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아직도 보상안을 검토 중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 불거진 만큼 카카오의 서비스 장애에 따른 피해 보상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SK㈜C&C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장애가 발생한 만큼 이에 따른 책임 공방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2021년 10월 25일 발생한 KT 인터넷 접속 장애는 하루 만에 사과가 이뤄졌다. 당시 접속장애 시간이 1시간30분 정도로 앞선 두 사례보다 장애 시간은 짧았다. 구현모 대표는 사고 다음 날인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하고 사고 원인에 대해 설비 교체 작업 중 네트워크 경로 설정 오류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피해 보상은 6일 뒤인 11월 1일에 이뤄졌다. 당초 KT의 이용약관에는 3시간 이상 장애가 발생할 경우에만 보상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전 국민적 비난 여론이 거세고 정치권에서도 강하게 비판하는 만큼 보상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지난 2019년 아현국사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이후 2년 만에 발생한 사고인 만큼 기업의 신뢰와도 직결된 문제였다.

보상안은 최장 장애시간을 89분으로 정하고 그의 10배인 15시간어치를 11월 요금에서 감면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른 KT의 지출 비용은 약 400억원 규모다.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에게 피해를 줬다는 점은 모두 같지만 장애 발생 시간이나 장애의 성격 등이 달라지면서 사과의 시기, 보상안 마련 등도 달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장애를 만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떤 부주의로 장애가 발생했고 소비자가 피해를 봤다면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보상안을 제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