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의 드라마 인기는 TV에서 종영된 후에도 오랫동안 이어진다. '사랑의 이해'나 '여신강림', '환혼2: 빛과 그림자' 등은 아직도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일타스캔들'은 3월 5일 종영 후 적어도 3월 말까지는 인기가 이어질 수 있다. 3월 31일에는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길복순'이 공개된다.
'길복순'은 실력있는 킬러 길복순(전도연)이 싱글맘으로 사춘기 딸 재영(김시아)을 키우면서 겪는 고뇌를 다루고 있다. 워킹맘이자 싱글맘인 여성이 갖는 고민에 충실하지만, 이 워킹맘은 업계 최고의 킬러라는 점이 색다르게 다가온다.
느와르 액션영화를 기대하는 시청자에게는 다소 당혹스런 영화가 될 수 있다. 전도연과 설경구가 펼치는 액션은 말이 필요 없는 수준이지만, 딸과의 관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흐름이 끊어진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딸과의 관계가 등장하는 지점은 '길복순'을 '존윅'과 차별화된 독보적인 영화로 만든다. 이 같은 관계가는 흡사 '일타스캔들'의 남행선(전도연)과 남해이(노윤서)의 관계를 연상시킬 수도 있다. '일타스캔들'의 전도연과 비교하며 '길복순'을 보는 것도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다.
변성현 감독은 전작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템포가 빠르면서 감각적인 영상을 선보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속도감 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진중하게 영화를 뜯어보려는 관객에게는 따라가기 어려운 속도일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길복순'은 킬러 액션영화이며 액션을 할 때와 딸의 이야기가 나올 때 속도감은 차이가 있다. '길복순'은 육아와 액션 중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다른 영화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는 영화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변성현 감독은 '불한당', '킹메이커'에 이어 이번 영화로 설경구와 세 번째 호흡을 맞췄다. 특히 '불한당'은 극장 개봉 당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불한당원'이라는 매니아층을 만들어내며 컬트영화로 자리잡았다. 여기에 어느 감독도 예상하지 못한 '설경구의 섹시함'을 끌어내며 그를 '지천명 아이돌'로 만드는 데 공헌한 사람이 변성현 감독이다.
'길복순'에서 변성현 감독은 다시 한 번 '설경구의 섹시함'을 끌어낸다. 설경구를 좋아하는 팬들은 '길복순'으로 다시 한번 그의 섹시함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설경구와 전도연은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일'에 이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앞서 두 작품에서는 각각 멜로 관계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는 고용주와 피고용인으로 만났지만, 복잡하고 다층적인 관계를 연기한다. 앞선 두 작품과는 전혀 다른 두 배우의 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도연, 설경구, 구교환, 이솜 외에도 인상적인 배우들이 여럿 등장한다. 딸 재영으로 등장하는 김시아는 영화 '미쓰백'과 '우리집'에 출연한 후 넷플릭스에서 '킹덤: 아신전', '고요의 바다' 등에 출연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더 성장한 김시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 '소년심판', 'D.P'에 출연하고 웨이브 '약한영웅 class1'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연 배우도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이연은 '일타스캔들'에서 전도연의 아역을 연기했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전도연과 함께 출연한다.
또 설경구와 전도연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이재욱과 박세현, 특별출연하는 장현성, 황정민 등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길복순'은 지난 16일 개막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부문에 초청됐다. 18일 오후 9시(현지시간) 베르티뮤직홀 상영에서는 1800석 규모의 객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기립박수를 받으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길복순'은 3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