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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넷플릭스 '승부'의 미래는?…"답이 보이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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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OTT] 넷플릭스 '승부'의 미래는?…"답이 보이지 않아"

유아인 마약 혐의에 공개 일정 난항…제작·배급사 "배우·스탭 노고 생각해야"

영화 '승부' 스틸컷.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영화 '승부'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최근 방송·극장·OTT 등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플랫폼은 단연 넷플릭스다. 이는 좋은 의미나 나쁜 의미 모두 해당된다.

'피지컬:100'의 화제성과 프로그램 조작 논란, '더 글로리'로 시작된 학교 폭력 폭로 열풍,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고발한 사이비 종교의 충격적 실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중문화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갖는 파급력은 과거 공중파 방송의 그것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만큼 콘텐츠 자체에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넷플릭스에게 영화 '승부'는 커다란 근심덩어리다. 한국 바둑계 전설인 조훈현과 이창훈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다룬 영화로 이병헌과 유아인이 주연해 제작 단계에서부터 기대를 모았다.

영화사 월광과 BH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배급하는 이 영화는 당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제작됐으나 넷플릭스가 판권을 구매해 2분기 중 OTT 공개가 예정돼있었다. 현재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영화 공개 일정을 살펴보면 '승부'는 '길복순'의 다음 타자로 4월말이나 5월초 공개가 유력했다.
그러나 출연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커지면서 공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에 계약해지 관련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것이 실제 계약해지로 이어질지 결정되진 않았으며 영화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노고를 외면할 수 없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새로운 대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승부'가 가질 수 있는 대안은 어떤 게 있을까?

현재 알려진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 내용은 꽤 심각한 수준이다. 마약 1종만 투약해도 장기간 자숙이 필요한 상황인데 유아인에게서 검출된 마약은 프로포폴과 대마초, 코카인, 케타민 등 무려 4종이다.

특히 코카인은 필로폰, 헤로인과 함께 강력한 환각과 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마약이다. 국내 연예계 마약 관련 사건 중에서도 보기 드문 수준의 투약 사례인 만큼 연예계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승부'에서 유아인은 이병헌과 함께 주연을 맡은 만큼 후편집을 통해 분량을 드러내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최악의 경우 유아인이 연기한 이창훈 역할의 배우를 교체해 재촬영할 수 있지만, 많은 제작비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상대배우, 스태프와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재촬영을 진행한다면 공개까지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날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 분담도 과제가 된다.

또 다른 방법은 넷플릭스가 글로벌 플랫폼인 점을 고려해 해외에서만 우선 공개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워너브라더스는 강도와 폭행, 미성년자 성폭력 등으로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에즈라 밀러가 주연한 영화 '더 플래시'를 예정대로 6월에 개봉한다.

이 밖에 할리우드 내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된 케빈 스페이시나 케이시 에플렉도 최근까지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공개 예정인 드라마도 있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연예인의 범죄에 대한 대중들의 반발심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수익 보전과 함께 작품이 사장되는 것을 막는 게 목적이라면 해외 선공개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앞서 박혜수, 노정의, 배현성, 재현 주연의 드라마 '디어엠'도 2021년 2월 방송 예정이었으나 출연배우 박혜수의 학교폭력 논란으로 공개가 무기한 연기된 바 있다. 그 사이 일본에 먼저 판권이 판매돼 라쿠텐 비키와 유넥스트 등에서는 지난해 7월 공개됐다.

배우 박혜수는 최근 조현철 감독의 영화 '너와 나'에 출연하면서 활동 재개를 알린 만큼 '디어엠'도 곧 공개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너와 나'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됐으며 서울독립영화제와 인디피크닉 순회상영 등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사실상 '승부'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답안은 '무기한 공개 연기'다. '승부'는 2021년 크랭크업한 영화로 이미 2년 가까이 공개되지 않은 '창고영화'다. 유아인의 혐의에 대해 경찰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앞으로 1~2년은 더 창고에 묵혀둘 가능성이 크다.

'승부'의 제작에 참여한 배우와 스탭, 영화를 기다린 관객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적인 대안이 눈에 띄지 않는다. 그저 무작정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