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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거래소, 바닥 치고 반등…1분기 거래액 전분기보다 2배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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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거래소, 바닥 치고 반등…1분기 거래액 전분기보다 2배 늘어

美, 바이낸스 상대 전방위 압박…韓 거래소 호재?
DAXA, '위기론' 넘기고 자율규제 체제 정비에 속도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올해 1분기와 지난해 1분기, 4분기 누적 거래량을 나타낸 것. 자료=코인게코, 표=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원화 거래를 지원하는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올해 1분기와 지난해 1분기, 4분기 누적 거래량을 나타낸 것. 자료=코인게코, 표=이원용 기자
이른바 '암호화폐 겨울'이라 불리는 가상자산 시장의 불경기로 투자시장에도 악재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5대 원화 거래 지원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들은 대체로 '바닥 치기', 즉 최악의 국면에서 빠져나와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의 올 1분기 누적 거래액 총합은 3121억달러(약 411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28% 줄었으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인 106%가량 늘었다.

지난해 4분기는 세계 3대 거래소로 꼽히던 FTX가 11월 11일 파산함에 따라 '암호화폐 겨울'이 정점을 찍었던 시점으로 평가받는다. 사건 시작 전인 11월 1일 1조달러(약 1316조원)에 머무르던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2주 만에 8400억달러(약 1105조원)대로 급락했다.

5대 거래소가 대부분 전분기 대비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고팍스만은 올 1분기, 직전 분기 대비 오히려 거래액이 소폭 감소했다. 이는 FTX 파산 당시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LLC)의 인출 중단 사태와 얽혀 있다.
고팍스는 지난 2020년 말 출시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하는 데 LLC와 협력하고 있었으나 LLC의 인출 중단으로 고파이 또한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돌려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이로 인해 고팍스는 지난해 2월 FTX, 나스닥 상장사 코인베이스와 더불어 3대 거래소로 꼽히는 바이낸스의 투자를 받았다.

올 1월 1일부터 4월 3일까지의 비트코인 원화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이미지 확대보기
올 1월 1일부터 4월 3일까지의 비트코인 원화 거래가 차트. 사진=코인마켓캡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올해 차트를 살펴보면 월 초 대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으나 3월 초 암호화폐 은행 실버게이트의 파산, 3월 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바이낸스 고소 등 가상자산 시장의 악재는 지속되고 있다.

CFTC 측은 바이낸스가 "파생상품을 거래하며 이용자들에게 불법 사설 서버(VPN) 이용을 권유하고 허술한 컴플라이언스(내부 통계) 체계를 운용했다"며 바이낸스를 상품선물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CFTC는 그간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맞서 암호화폐 업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던 정부기관이다.

바이낸스를 향한 CFTC의 움직임에 더해 암호화폐 전문지 코인텔레그래프에서 바이낸스와 중국의 연관성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정보 플랫폼 쟁글은 "FTX의 몰락 후 미국에서 경쟁자가 존재하지 않는 바이낸스를 향해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CFTC와 SEC가 규제 주체를 놓고 벌어지는 밥그릇 싸움 또한 격화되는 형국"이라고 평했다.

국내 거래소 업계는 이러한 해외 시장 악재가 국내 업계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빗썸경제연구소 측은 "국내 업체들이 규제 준수 등을 통해 FTX 사태 등을 무탈하게 넘김에 따라 안정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투자자 보호 체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한다면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플랫폼에서 국내 거래소로 되돌아오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평했다.

거래소 빗썸·코인원·코빗의 합작법인 코드(CODE)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적으로 트래블룰(가상자산 거래 시 정보 제공 의무) 시행이 의무화되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며 "한국이 선제적으로 각종 규제를 시행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 한 획을 그은 것"이라고 평했다.

국내 5대 원화 거래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로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업비트·빗썸·고팍스·코빗·코인원.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5대 원화 거래 지원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로고.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업비트·빗썸·고팍스·코빗·코인원. 사진=각 사

국내 거래소도 악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는 지난 2월 현재 등기부등본상 대표가 이준행 창업주가 아닌 바이낸스 APAC(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로 등록돼 있다.

사측은 "등기부등본상의 변동일 뿐 여전히 경영은 이 전 대표가 맡고 있다"고 밝혔으나 서류상으론 사실상 인수가 마무리된 셈으로, 이후 바이낸스가 미국의 집중 규제를 받기 시작함에 따라 고팍스 측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지난 2월 16일에는 코인원이 5대 거래소의 모임 디지털자산 공동 협의체(DAXA)가 협의해 일제히 거래지원을 종료했던 위메이드의 코인 위믹스(WEMIX)의 상장을 단독으로 추진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DAXA가 찢어질 수도 있다는 'DAXA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수십억원의 금품을 받는 대가로 거래소 상장을 알선한 코인원의 전 직원을 구속하기도 했다. 이에 DAXA 측은 "회원사들은 4월 1일부터 상장 심사에 법적 위험성 평가위원 1인이 반드시 참여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면서 협의체의 건재함을 강조했다.

오는 6월 설립 1주년을 앞둔 DAXA는 최근 '2023년도 자율규제 이행 현황과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거래지원·시장감시·준법감시·교육 등 4개 분과에 더해 '자금세탁방지' 분과를 추가하는 한편 상장 공통 가이드라인에 더해 거래지원 종료(상장 폐지) 가이드라인도 수립할 계획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