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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적자' 허덕이는 韓 OTT, 흑자까지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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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억 적자' 허덕이는 韓 OTT, 흑자까지 갈 길 멀다

'제2 누누티비' 재발방지…해외시장 성과도 '시급'
"오리지널 콘텐츠 성과 중요…효율적 투자 중요"

티빙과 웨이브가 지난해 1000억원대 적자를 내며 수익 모델 발굴이 시급해졌다. 아이디어와 재미를 갖춘 콘텐츠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관건이다. 사진은 티빙(왼쪽), 웨이브 메인화면. 이미지 확대보기
티빙과 웨이브가 지난해 1000억원대 적자를 내며 수익 모델 발굴이 시급해졌다. 아이디어와 재미를 갖춘 콘텐츠로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면서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관건이다. 사진은 티빙(왼쪽), 웨이브 메인화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적자가 1000억원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구독자 수 증가가 정체된데다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인 '누누티비'의 여파가 맞물리면서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해 119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56% 늘어난 수준이다. 웨이브 역시 전년 대비 2배가 넘는 121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티빙은 지난해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가 13편으로 2021년 7편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여기에 '몸값'이나 '욘더', '아일랜드' 등 스케일이 큰 드라마를 공개하면서 제작비 규모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예능 프로그램은 11편으로 2021년 10편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청춘MT'나 '보물찾기' 등 스케일이 크고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또 김태호 PD가 제작하고 이효리가 출연한 '서울체크인'은 규모가 큰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스타 PD와 출연자가 나서면서 투자 규모가 컸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공개된 예능도 지난해 제작된 점을 고려하면 '두발로 티켓팅'이나 '더 타임 호텔' 등 규모가 큰 프로그램의 제작비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는 지난해 공개한 예능 프로그램만 18개에 이른다. 여기에는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예능과 제작·투자한 방송사 프로그램이 모두 포함돼 있다. 방송사 프로그램의 경우 OTT 판권을 독점하는 형태로 제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오리지널 드라마와 제작 투자 드라마 등 총 8편의 드라마를 공개했지만, '약한영웅 Class1'을 제외하면 화제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한 드라마를 찾기는 어렵다. HBO와 콘텐츠 독점 계약을 맺고 '하우스 오브 드래곤' 등 화제작들을 대거 공개하고 있지만, 가입자 수 확보에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또 웨이브의 첫 오리지널 영화였던 '젠틀맨'은 지난해 12월 극장 개봉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으나 전국 1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올해 초 공개한 시사교양 프로그램 '국가수사본부'는 화제성을 확보했지만, 같은 날 공개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과 비교해 부족했다는 평가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지난해 넷플릭스에 버금가는 오리지널 콘텐츠 수를 선보였지만 화제성에서 밀리면서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여기에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인 누누티비가 1000만 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확보하면서 성장에 장애가 됐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근본적인 수익 개선을 위해서는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 근절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누누티비는 서비스 기간 동안 광고수익 등으로 333억원가량 벌어들였으며 2021년 10월 이후 최근까지 8346만 명이 이용했다. 그사이 OTT와 방송사 등이 누누티비로 인해 입은 손해는 약 4조9000억원에 이른다.

누누티비는 지난 14일 트래픽 요금과 사이트에 대한 전방위 압박 등을 이유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우선 한시름 돌린 분위기지만 제2, 제3의 누누티비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에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는 서비스를 종료했지만, 언제든 새로운 형태의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언제든 피해는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불법 스트리밍 서비스 근절을 위한 근본 대책으로는 지속적인 피의자 검거와 함께 시청자까지 처벌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이 같은 대책을 마련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시장 공략은 티빙과 웨이브 모두 진행 중이다. 티빙은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손잡고 '욘더', '몸값' 등을 해외에 공개했다. 특히 티빙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을 통해 지난해와 올해 주요 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술꾼도시여자들'과 '괴이'가 해외에 소개됐으며 올해는 '아일랜드', '종이달' 등이 소개된다. '종이달'은 KT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드라마지만, 스트리밍은 티빙을 통해서 이뤄진다.

웨이브는 웨이브 고(아시아 지역)와 KOCOWA(미주 지역, 해외 서비스 담당)를 통해 해외에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으며 아마존프라임비디오, 구글TV, 라쿠텐 비키, 로쿠, 컴캐스트 엑스피니티, 주모, 콕스 등 현지 OTT 및 케이블TV사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웨이브는 라쿠텐 비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 오리지널 콘텐츠 대부분을 판매하고 있다. 이 밖에 해외 제작진들이 대거 참여한 1400억원 규모 드라마 '종군기자'(가칭)의 제작에도 참여한다.

이처럼 해외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인 만큼 수익을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티빙과 웨이브 모두 글로벌 흥행 콘텐츠가 아직 부족한 상황이고 해외에서 발판이 되는 플랫폼의 시장 장악력도 낮은 편이다.

티빙과 손잡은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글로벌 가입자 수가 5600만 명 수준이지만 점유율은 5% 내외다. 2년째 열리고 있는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티빙이 오리지널 콘텐츠로 성과를 내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의 콘텐츠를 해외에 공급하는 라쿠텐 비키나 KOCOWA 모두 가입자 수는 현저히 낮은 편이다.

영화계 관계자는 "양질의 콘텐츠로 성공을 거두는 것이 해외시장 안정화의 지름길이다"라며 "거대 자본을 투자하는 대신 아이디어와 재미로 승부를 걸 수 있는 콘텐츠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새벽, 현봉식, 진경, 김태훈, 윤지혜, 이경영, 옥자연 등 조연들의 연기는 극의 탄탄함을 받쳐준다. 또 신인배우인 한채경과 기도훈도 강한 첫인상을 남겨준다.

여러 배우 가운데 오경숙, 황도희와 대립각을 세우는 '백재민'을 연기한 류수영은 전에 본 적 없는 오싹한 빌런을 연기한다. '양면성'을 기반으로 한 이 캐릭터는 다분히 현실적이고 우리가 알지 못한 사이에 어딘가에 침투해 있을 것 같아 더 현실적이고 무섭다. 백재민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물을 통틀어 손에 꼽을 만한 '빌런'이다.

어떤 직업이나 세계를 다룬 픽션이 늘 현실을 반영할 필요는 없다. 넷플릭스와 티빙에서도 공개된 JTBC 드라마 '대행사'는 광고업계의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다뤄내 1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광고업계 종사자들은 '대행사'의 비현실성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작품이 안겨주는 카타르시스 앞에 사소한 오류들은 '판타지'로 넘겨버린다. '퀸메이커'도 정치판의 답답함을 뚫어줄 카타르시스를 보여준다면 사소한 설정 오류는 그저 판타지로 넘길 수 있을 것이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