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서비스 21주년을 맞이한 장수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개발사 그라비티에서 IP사업을 맡고 있는 박진온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사측의 IP 사업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묻자 한 말이다.
행사 참여를 앞두고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소재 그라비티 본사에서 만난 박진온 PM과 이형 PM은 그라비티의 IP 사업과 MD 사업이 "첫 발을 내딛은 단계"라고 말했다. 박진온 PM은 "게임사들이라면 모두가 IP 확장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2년 전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첫 발을 딛은 후 사업 영역을 넓혀나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참가한 행사들에 대해 묻자 이형 PM은 "타이베이의 경우 B2C(기업 대 소비자) 형태로 이용자들과 접촉하는 행사였다면 홍콩과 오는 28일 일본 행사는 파트너사를 발굴하는 B2B(기업 간 비즈니스) 형태의 행사"라며 "아시아의 글로벌 허브라 할 수 있는 홍콩과 최고의 콘텐츠 시장인 일본의 대규모 행사에 참여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고 답했다.
그라비티는 이번 라이선싱 재팬에서 라그나로크 게임 외에도 '라그나로크 몬스터즈' IP와 '스칼롭스', 국내 게임사 스카이워크가 개발한 캐주얼 게임 'WITH: 웨일 인 더 하이' 등 4개 IP를 전시한다고 발표했다.
IP 사업 팀은 4개 IP중 특히 라그나로크 몬스터즈를 강조했다. 라그나로크 몬스터즈는 원작 게임과 '라그나로크X',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파생작까지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몬스터들을 하나로 묶은 IP로, 대표적인 캐릭터는 원작의 마스코트로도 꼽히는 슬라임 형태의 몬스터 '포링'이다.
그라비티는 이번 라이선싱 재팬에서 라그나로크 몬스터즈 기반 '슬랩스틱 코미디' 장르의 애니메이션을 중점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형 PM은 "편당 2~3분 규모로 총 10편이 파일럿 프로그램 형태로 제작됐다"며 "1차적으로는 어린이 계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으나 확장 가능성이 높다 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칼롭스'의 경우 4개 IP 중 유일하게 게임이 아닌 웹툰을 기반으로 한 IP다. 두 PM은 "스칼롭스는 '소돔', '크로우' 등 5개 웹툰을 한 세계관으로 묶는 '멀티버스' 형태의 IP 프로젝트"라며 "국내 유명 작가진이 참여한 프로젝트로, 과거 '테러맨' 등으로 대표되는 '슈퍼스트링' 프로젝트와도 비슷한 면이 있다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그나로크 시리즈 최신작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은 올해 들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전생했더니 슬라임이 된 건에 대하여', '진격의 거인'과 연달아 컬래버레이션을 선보였다.
이번 라이선싱 재팬에서도 이러한 컬래버레이션 논의가 있을지 묻자 이형 PM은 "제1 목표는 라이선싱 사업 파트너 발굴이지만, 컬래버레이션 발굴 역시도 참여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며 "라이선스 업체가 또 다른 라이선스 업체에 미팅을 요청할 때, 처음에는 놀라지만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고 밝혔다.
두 PM에게 개인적으로 원하는 컬래버레이션이 있는지 묻자 박진온 PM은 "사측의 게임 IP를 게이머 외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욕심이 강한 것 같다"며 "굳이 하나를 꼽는다면 한국 IP로는 '아기상어'로 대표되는 핑크퐁', 일본에선 '헬로키티' 등 산리오의 IP와 협업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현 PM은 "럭셔리 브랜드 '발렌시아가'가 미국 애니메이션 '심슨'과 컬래버레이션한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 심슨과 같이 비용이나 조건을 넘어 '진심'이 통해야만 하는 IP와의 컬래버레이션이 진행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며 "또 라그나로크가 장수 IP인 만큼, 성인 게이머들을 타깃으로 맥주 등의 제품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언급했다.
2021년 온라인 스토어 론칭 후 가장 기억에 남는 굿즈가 있었는지 묻자 박진온 PM은 '포링' 오르골을 선보였다. 해당 오르골은 올 5월 20일 그라비티가 서울 마포구 아트홀 맥에서 처음으로 한정 판매,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현장에서 완판됐다.
박 PM은 "사각형 디자인을 중심으로 출시되는 일반적인 오르골과 달리 원형으로 제작됐다는 점, 포링의 매력을 살린 도자기 재질 등이 큰 호평을 받은 포인트였다"며 "IP 사업을 통해 이와 같이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고, 실생활에 전시됐을 때 한 번씩 눈이 가는 굿즈들을 선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IP 사업의 주요 포인트로 두 PM은 팬들의 만족, 다각도로의 확장을 키워드로 들었다. 이들은 "다양한 형태의 상품화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이용자들의 만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구매에만 의미가 있고, 막상 구입한 뒤 얼마 후 쓰레기통에 들어가는 의미 없는 굿즈는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형 PM은 "팬들의 요구에 따라 시의적절한 굿즈들을 선보이고, 더불어 오프라인 행사 등을 통해 팬들과 접촉하는 지점도 넓혀나가고자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이용자들의 지지와 함께 게임을 베이스로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IP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