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2년차를 맞이한 6인조 버튜버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의 신곡 'LOCKDOWN' 최근 카카오의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선정한 '멜론의 전당'에 올랐다. 24시간 안에 100만회 이상 스트리밍된 앨범들이 오르는 '멜론의 전당' 목록에 버튜버들이 오른 것은 이번이 최초다.
LOCKDOWN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멜론이 26일 집계를 시작한 6월 5주차 주간인기상 투표에서 중년 청취자들의 아이돌로 꼽히는 임영웅의 6월 신곡 '모래 알갱이', 글로벌 대표 케이팝 보이그룹 BTS(방탄소년단)의 데뷔 10주년 싱글곡 'Take Two'와 더불어 인기 톱3를 달리고 있다.
버추얼 유튜버는 실제 인간이 모션 캡처 등 그래픽 기술을 활용, 자신의 표정과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따라하는 아바타를 내세워 1인 미디어 활동을 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스트리머, 연예인과 같은 활동을 하면서도 캐릭터 IP를 별도로 활용한 머천다이징(MD) 등 사업 전개가 가능한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엔터테이너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버튜버 종주국'으로 꼽히는 곳은 일본이다. 세계 최초의 증권시장 상장 버튜버 전문사인 애니컬러가 운영하는 '니지산지', 35명의 100만 구독 버튜버를 보유한 '홀로라이브 프로덕션'가 모두 일본의 스타트업이다.
일본레코드협회가 올 3월 발표한 '제37회 일본 골든 디스크' 시상식에선 니지산지 소속 '쿠즈하'와 4인조 보이 그룹 '로후마오(ROF-MAO)'가 신인상을 타 화제가 됐다. 로후마오는 이후 삼성전자와 컬래버레이션, 일본 갤럭시 매장에서 체험존이 열리기도 했다.
해외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이미 '버튜버와의 동행'을 시작했다. 글로벌 음원사 유니버설 뮤직은 앞서 언급된 '로후마오', 홀로라이브의 '모리 칼리오페'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는 아예 자체적으로 '놋 봇(Nhot Bot)', 'VEE' 등 버튜버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버튜버에 눈을 돌린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세계아이돌과의 웹툰 컬래버레이션은 물론 이들이 소속된 패러블엔터테인먼트 등과 협력해 버추얼 걸그룹 프로젝트 '소녀 리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3Y코퍼레이션은 올 1월 국내 활동 버튜버들로 구성된 걸그룹 '스타데이즈'를 론칭했다. 같은 달에는 스트리머 '강지'가 이끄는 걸그룹 '스텔라이브'가 데뷔했는데, 이 곳의 멤버 '아이리 칸나'는 최근 국내 게임사 네오위즈와 협업, 리듬 게임 '디제이맥스 리스펙트V'에 데뷔곡 'ADDICT!ON'이 플레이어블 곡으로 추가됐다.
지상파 방송인 MBC의 음악 방송 '쇼! 음악중심'에선 최근 연이어 버튜버 보이그룹 '플레이브'가 출연했다. 이들은 유튜브에서 현재 35만명의 구독자를 끌어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카론 유니버스 소속 보이그룹 '레볼루션 하트'도 데뷔 2주년을 앞둔 가운데 19만명의 구독자를 확보, 성공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멜론 측은 공식 매거진을 통해 "가상세계를 누비는 가수들은 이제 현실세계의 팬덤을 형성하고 적극적 소통을 이어가며 아이돌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다양한 버추얼 아이돌들이 쏟아져 나오며 음악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대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