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은 인터넷과 SNS 등에서 유행하는 농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암호화폐다. 대표적으로 도지코인(DOGE)이 가장 성공한 밈코인이며, 이후 시바이누(SHIB), 페페(PEPE) 등 수많은 밈코인이 만들어졌다.
밈코인의 또 다른 특징은 공급량이 무척 많거나 지속 발행이 가능한 무한대 발행 코인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다른 주요 암호화폐는 코인(토큰)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익을 창출하고, 때때로 커뮤니티 참여자들에게 보상 수단으로 활용되곤 한다. 여기에 분산원장과 거버넌스 등이 결합돼 나름의 '토큰 이코노미'를 유지하고 그것이 가격 상승의 이유가 되곤 한다.
그러다 보니 밈코인 중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간혹 온라인 상에서 급등하는 경우가 종종 목격되지만 머잖아 급락하며 본래의 가격으로 회귀하곤 한다.
그런 와중에 지난 25일,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엘뱅크(LBank)에 한국의 밈코인인 똥코인(DONG)이 상장됐다. 밈코인 특성상 희화화된, 다소 장난스런 명칭과 디자인이 많지만 이 코인은 대놓고 '똥'을 내세웠다.
똥코인의 발행량도 무지막지하다. 총 420조6969개를 발행했다. 여기서 똥코인 측은 420과 69 같은 밈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420은 은어로 '대마초'를, 69는 2명이 상호간에 하는 구강 성교자세를 뜻한다. 똥코인은 대놓고 저속함을 '밈'으로 내세운 코인인 셈이다.
때문에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됐지만 똥코인의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똥코인을 지지하고 해당 코인을 보유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아야 하는데 아직 똥코인의 장점도, 지지기반도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도지코인은 일론 머스크가 수차례 언급했고, 커뮤니티 지지기반도 확고하다. 시바이누와 페페 역시 이미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갖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앞서 국내에서도 다수의 밈코인이 발행됐다. 도지코인의 인기에 편승하고자 발행된 진도지 코인을 비롯해 제주도지, 인절미, 깍두기, 떡볶이, 국밥코인 등이 국내서 발행된 밈코인이다. 대부분 제대로 유통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애초에 상장 후 가격이 오르자 팔아치우고 잠적하는 '러그풀'로 악명을 떨쳤다.
밈코인의 득세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밈코인은 코인 가격상승을 기반으로 커뮤니티 지지가 만들어진다는게 문제다.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커뮤니티 지지는 하락한다. 그로 인해 가격은 더 하락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되돌릴 레버를 찾기 힘들다. 대다수의 밈코인이 실패한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 관계자는 또 "만약 밈코인을 투자하기로 했다면, 밈코인 커뮤니티 지지의 발화점이 코인의 가격인지 팬덤과 같은 다른 본질적인 요소가 있는 커뮤니티 지지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