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11년이 지난 현재도 그와 같은 상황은 바뀌지 않고 있다. 제목에서 '슈퍼마리오(SUper Mario)'만 사라졌을 뿐 음악도, 캐릭터도, 게임 진행 방법도 거의 똑같은 게임이 수십 개씩 등록돼 있다. 당연히 닌텐도가 만든 게임은 아니다. 모두 '짝퉁' 게임이다.
중국의 무분별한 사기 행각은 국산 게임도 피해갈 수 없었다. 넥슨의 서브브랜드 민트로켓이 만든 '데이브 더 다이버' 또한 초반 엄청난 인기를 얻자 모바일용으로 출시되지 않았지맛 비슷한 제목의 게임이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됐다.
이처럼 많은 저질 게임이 끊임없이 양산되는 이유는 오로지 '돈이 되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다가 가짜 게임임을 알게 된 게이머가 신고해 앱이 차단되기 전까지 막대한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워낙 유명한 게임 IP이다 보니 다운로드 숫자도 상상 이상이다. 심지어는 유료 아이템 결제까지 유도하는 등 도덕성 없는 '한탕주의'가 앱마켓 곳곳에 넘쳐난다.
상황이 이런데도 애플과 구글 등 앱마켓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 십수 년째 반복되는 지적에도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않자 피해는 애꿎은 게이머와 원조 제작사들이 보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러한 '짝퉁 게임' 등 불법 게임물의 범람을 막는 것을 목표로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 이른바 '해외게임 국내대리인 지정법'이 발의했지만 '짝퉁 게임' 제작자 중에는 법인이 아닌 개인 단위 사업자들이 상당수인 만큼 실효성이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앱마켓에서 자체적인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 게임 업체들의 심각한 도덕적 해이도 개선돼야 할 문제다. '짝퉁' 게임의 제작사 홈페이지를 찾아 주소를 살펴보면 대부분 중국 쪽에서 제작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으로 타사가 힘들게 일군 IP를 마구 베끼는 것, 그러면서 해외 오리지널 IP의 수입 문호를 가로막는 중국은 아이러니하게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를 내세우며 게임산업 육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저작권 보호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짝퉁 게임의 유통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 대국임을 자찬하기보다는 스스로 불법행위에 대해 창피해하고 이를 없애기 위한 자정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중국 게임 시장 또한 짝퉁으로 인해 흔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