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LG전자와 협력하는 이유는 애플의 비전프로 출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메타는 페이스북에서 메타로 사명을 바꾸면서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애플이 460만 원대의 고급 AR 헤드셋을 내놓겠다고 발표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메타는 LG전자의 하드웨어 전문성을 활용하여 애플의 비전프로에 맞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려고 한다. 이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2020년에 45만 원대 메타 퀘스트2, 2022년에 144만 원대 메타 퀘스트 프로를 각각 내놓으면서 브랜드를 통일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올해 9월 열리는 메타의 연례 이벤트인 ‘메타 커넥트 2023’에서는 약 66만 원인 퀘스트3가 나올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 제품은 퀘스트2보다 성능과 디자인이 개선되었으며, 메타의 새로운 소셜 플랫폼과 호환된다. 2024년에는 200달러(약 26만 원)미만 저가 모델을, 2025년에는 LG전자와 합작으로 고가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합작 모델 이름을 ‘메타 퀘스트4 프로’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올해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3’ 행사에서 차세대 확장현실(XR) 헤드셋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XR 기술을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했다. 그러나 이후 애플은 올해 6월 열린 연례 개발자 대회 WWDC에서 자체 개발한 고가의 XR 헤드셋 ‘비전프로’를 내년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전프로는 애플의 전용 칩과 다수의 센서와 카메라를 탑재하고 있으며, 공간 컴퓨팅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팀 쿡 애플 CEO가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구글은 자신들의 XR 헤드셋 출시 계획을 미루고, 제품의 성능과 가격을 재조정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렸다.
이번 공동 개발은 메타와 LG전자에게 모두 유익한 결과를 가져왔다. 메타는 LG전자의 스마트 라이트 솔루션 기술을 활용하여 메타버스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풍부하고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LG전자는 메타와의 협력을 통해 메타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이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LG전자의 조주완 사장은 이번 공동 개발에 대해 “가전을 넘어 집, 상업 공간, 차량을 포함한 이동 공간, 더 나아가서는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까지 고객의 삶이 있는 모든 공간에서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트 솔루션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메타버스와 관련해 몇몇 파트너사와 사업 가능성 부분에서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화가 될 때 내용을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공동 개발은 메타와 LG전자가 서로의 강점을 살려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성공적인 예시로 평가받고 있다.
LG는 2019년부터 혼합현실(MR) 기술에 대한 특허 출원과 연구개발(R&D)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M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한 기술로, 실제 환경과 가상 환경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MR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프레시던스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AR·VR 헤드셋 시장 규모는 2019년 67억8000만달러(약 9조원)에서 2025년에는 169억달러(약 22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MR 기술을 활용한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교육, 의료,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MR 기술의 발전과 확산에 기여하고,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만족을 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