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젝트, MEXC 거래소 해킹 의
560원이던 PMG 코인, 1.33원에 매도
MEXC, 해킹 관련 문의에 '미온적'
포메리움 "재단 신뢰에 타격…상폐 요청"
560원이던 PMG 코인, 1.33원에 매도
MEXC, 해킹 관련 문의에 '미온적'
포메리움 "재단 신뢰에 타격…상폐 요청"

포메리움 재단은 MEXC 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며 거래소에서 상장 폐지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에 대해서도 MEXC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20일 새벽 4시 53분경 포메리움 거버넌스 토큰 PMG가 MEXC 재단 지갑에서 임의로 매도되며 시작됐다. 총 184만개의 PMG 코인이 새벽에 갑작스레 지정가로 매도됐다. 당시 PMG의 시세는 개당 약 0.42달러(약 560원)였으나 지정된 매도가격은 0.001달러(약 1.33원)였다. 시세보다 420배가량 낮은 가격에 던져진 것이다.

지정가 매도가 체결되려면 해당 가격에 구매하고자 하는 이가 있어야 한다. 시장가보다 수백 배 낮은 금액을 지정했으니 당연히 금세 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단 1~2초 만에 해당 가격에 반복적인 매수가 발생했고 결국 184만개의 PMG는 모두 팬케이크스왑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DEX) 등을 통해 출금됐다.
해당 사건에 대해 포메리움 측은 "재단이 MEXC 내 콜드월렛(온라인에 연결돼 있지 않은 지갑)에 보관한 유동성 물량 184만개의 PMG 토큰을 누군가 의도적으로 0.001USDT라는 가격에 지정가로 매도 주문을 올리고 동시에 다른 계정으로 매수 주문을 올려 모든 물량이 모두 넘어간 사건"이라고 전했다.
해킹된 184만개의 PMG는 MEXC 거래소가 유동성 공급을 위해 보관하고 있던 코인이다. 투자자들이 거래하는 공간에 담겨 있지 않은 코인인데다 MEXC 월렛에 보관 중이었기 때문에 거래소 내부 직원의 소행으로 의심되고 있다.
해당 코인이 해킹된 이후 포메리움 측은 MEXC에 진상을 파악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MEXC는 그에 대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며 "API(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로그를 확인해 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프로그램의 오류일 수 있다는 듯한 대답이다.
MEXC의 고객서비스센터(CS) 상담사는 API에서의 로그 정보가 생성되지 않았다고 포메리움 측에 전달했다. 즉, PC 프로그램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이어 포메리움은 처음 184만개의 매도 주문을 한 IP 주소를 문의했으나 MEXC CS 쪽에서 뒤늦게 "API로 인한 문제이며 특정 IP에서 거래가 됐다"면서 해당 IP 주소를 알려줬다. 매도 주문을 체결한 IP 주소의 위치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었다.

포메리움은 그 뒤로도 MEXC가 문제의 명확한 해답을 하지 않고 상장팀으로 문의할 것을 요청했고, 상장팀과의 대화 도중 대화방을 없애 대화 내용이 증거로 남지 않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더욱 수상한 것은 해킹돼 매도된 PMG 코인의 거래내역을 보기 위해 MEXC 거래소를 살펴보니 거래 내역이 삭제돼 있다는 것이다.
결국 포메리움재단은 커뮤니티에 "MEXC에서 물량을 의도적으로 넘긴 계정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았고, 포메리움재단 계정의 트레이딩 기록 및 재단 계정 접속 기록을 모두 삭제하여 내역을 볼 수조차 없게 되었다"며, "MEXC측에 기록 삭제 및 사건 조사 관련 협조 요청을 했지만 무관하다는 식의 원론적인 답변과 기록 삭제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식으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공지했다.

포메리움재단은 "코인이 해킹되고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매도되면서 PMG의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무엇보다 이 사태로 인해 PMG 보유자들이 피해를 입었고, 프로젝트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 이는 금세 회복되기 어려워 보이며 MEXC의 성의 없는 태도에 상처를 입어 상장 폐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MEXC 측은 이에 대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를 위해 기자가 포메리움재단 직원과 MEXC 직원이 있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입장해 기자임을 밝히고 MEXC에 이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하지만 메시지를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MEXC 관계자 누구도 입을 열고 있지 않다.
포메리움 관계자는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거래소에 코인을 상장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도 그랬다. 하지만 신뢰할 수 없는 거래소와는 함께 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이를 커뮤니티에도 공지하고 양해를 구했다. 이것이 우리가 상장 폐지를 요청하는 이유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거래소에 상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