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칩 'A17프로' 탑재…그래픽 처리 성능 대폭 향상
'바이오하자드', '어쌔신 크리드' 등 콘솔 대작 지원 예고
애플이 새로 출시하는 아이폰15 프로가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스마트폰 업계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란 수사적 의미를 넘어 문자 그대로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바이오하자드', '어쌔신 크리드' 등 콘솔 대작 지원 예고
팀 쿡 대표를 비롯한 애플 경영진은 미국 현지 시각 12일, 온라인 제품 발표회 '애플 이벤트'를 개최했다. 애플워치 시리즈9과 울트라2 등 스마트워치 제품군과 아이폰15, 아이폰15 프로 등 아이폰15 제품군이 차례로 소개됐다.
아이폰15 프로가 아이폰15나 이전의 아이폰14 프로에 비해 차별화된 점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에서 보다 가벼운 티타늄 소재로 전환 △신형 반도체 'A17 프로 칩' 탑재 등 두 가지다.
A17 프로는 3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되며 총 190억개 트랜지스터, 6개 그래픽 처리 장치(GPU)가 내장된다. 이는 아이폰14 프로의 A16바이오닉 대비 트랜지스터 30억개, GPU가 1개 증가한 것이다.
애플은 이러한 그래픽 처리 기술을 강조하기 위해 유비소프트와 호요버스, 캡콤 등 파트너 게임사의 개발진을 연사로 초청, 각 사의 게임을 아이폰15 프로로 시연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게이머들 사이에선 특히 캡콤의 등장에 놀라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유비소프트는 이미 올 6월 슈팅 게임 '디비전 리서전스'를 모바일 시장에 출시한다고 확정지었고, 호요버스는 애플의 경쟁사 삼성전자가 지난달 개최한 '갤럭시 언팩'에서 자사 게임 '원신'이 주요 지원 게임으로 소개됐기 때문이다.
캡콤은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 플레이스테이션·엑스박스 등 콘솔용 게임으로 2021년 출시됐던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올 3월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4 리메이크' 등이 올 연말 아이폰15 프로 버전으로 출시된다고 발표했다. 이 외에도 유비소프트가 올 10월 출시를 앞둔 콘솔 게임 '어쌔신 크리드: 미라지'도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게이머들은 이러한 소식에 "스마트폰 성능이 무슨 콘솔기기, 게이밍 컴퓨터 급이냐", "닌텐도 스위치는 독점작 떼면 상대가 안될 듯", "플스(플레이스테이션)·엑박(엑스박스) 게 섯거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성능 향상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4 프로와 같이 최저가 모델 기준 999달러(한화 155만원)로 출고가가 동결됐다는 점도 호평받는 요인이다.
피시 링(Fish Ling) 호요버스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담당은 올 4월 신작 '붕괴: 스타레일'의 사실적 파도 표현 등을 시연하며 "아이폰15 프로에서 '붕괴: 스타레일' 등 자사 게임은 역대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이게 됐다"고 평했다. 칸다 츠요시 캡콤 '바이오하자드' 디렉터는 "아이폰15 프로가 모바일 게임의 미래를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아이폰15 프로의 콘솔 게임 기기 지원은 애플 자체 월정액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렉 조즈위악(Greg Joswiak) 애플 글로벌 마케팅 담당 이사는 이번 행사에서 "A17 프로 칩은 애플 앱스토어와 아케이드로 이어지는 게임 플랫폼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 아케이드는 월 1만4900원의 '애플 원' 요금제에서 애플 TV+, 뮤직, 클라우드 저장공간 제공 등과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다. 아케이드 단독 서비스로는 월 6500원, 연 6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아케이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게임패스(월 7900원, PC 기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월 7500원, 최저 요금제 기준) 등 콘솔 요금제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스마트폰, 태블릿, PC, 애플TV 등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 가능하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혔으나, 그만큼 게임 라인업 자체가 적어 게이머 입장에선 큰 메리트가 없다는 평을 받아왔다.
콘솔 시장에 정통한 IT업계 관계자는 "콘솔 게임 지원 결정은 클라우드 채널링 서비스 등 누구나 할 법한 형태가 아닌 애플 플랫폼 내 출시란 점에서 상당히 특기할 만하다"며 "애플이 가진 10억명 규모의 이용자 층을 고려하면 기존 콘솔 게임 사업자, 특히 애플과 수 차례 대립해온 MS 진영에 적잖이 위협적인 소식"이라고 평했다.
그는 "애플 앱스토어는 구글 등 라이벌에 비해 게임 출시에 앞서 이용자 인터페이스(UI)의 세세한 부분까지 조정할 것을 요구하는 플랫폼으로 유명한데 이러한 정책이 콘솔 게임에도 적용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콘솔 게임 개발자들은 게임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 이러한 요구를 '간섭'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시장에 진입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부분을 잘 설득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폰15 프로를 포함한 스마트폰 제품군은 미국·호주·영국·프랑스·독일·일본·인도 등 1차 출시국 40여 곳에서 오는 15일 예약 판매를 개시, 22일 실제 출시될 예정이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아이폰14 출시 때와 비슷하게 오는 10월 초 판매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