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FPS(1인칭 슈팅게임)이나 MMORPG(다중접속역할게임)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국내 게임사들에게 방치형 게임은 매출 규모가 작아 사실상 관심 밖의 시장이었다. 하지만 잘 만든 방치형 게임은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넷마블이 입증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지난 6일 출시된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하루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매출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는 3일 만에 인기 1위, 5일 만에 매출 2위를 달성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대만, 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인기 순위 톱5를 기록했으며 특히, 태국에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최고 8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최고 3위 등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세븐나이츠> IP 최초의 방치형 RPG로 ‘저사양’, ‘저용량’, ‘쉬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귀여운 SD캐릭터로 재탄생한 다양한 원작의 영웅들을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 요소가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넷마블은 그동안 △몬스터 길들이기(수집형 RPG) △레이븐(액션 RPG) △리니지2 레볼루션(MMORPG) 등을 통해 국내 모바일게임 장르의 트렌드 변화 및 대중화를 주도해왔던 만큼 이번 <세븐나이츠 키우기>로 간편한 방치형 RPG 장르를 또 다른 주류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간 MMORPG 장르에만 국한됐던 국내 게임 흥행판도가 이번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예상치 못한 흥행돌풍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며 “유력 IP를 보유하고 있는 타 경쟁사들도 앞다투어 방치형 장르 게임들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넷마블은 지난 7월 출시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에 이어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신의 탑: 새로운 세계>는 출시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최고 4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연내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등 경쟁력 있는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는 만큼,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예상되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석기시대>와 <신의 탑: 새로운 세계>,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매출이 추가되면서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8% 증가해 영업손실도 감소할 것”이라며 “4분기 출시되는 추가 신작들의 성과에 따라 게임 부문 기업가치의 추가적인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