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올해 들어 폐쇄되거나 파산한 스타트업들이 급증하면서 스타트업의 지출 비율이 높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수익과 성장에 나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밝혔다.
카르타의 인사이트 책임자 피터 워커는 “스타트업 폐쇄는 향후 2~3분기 동안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다수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수익과 성장이 스타트업의 지출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몇 분기 내로 수백 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사라지면 클라우드 산업의 성장세도 크게 약화할 수 있다고 인사이더는 강조했다.
사라지는 스타트업…클라우드 매출 악화로 이어져
가장 영향을 받는 클라우드 기업으로는 업계 1위인 아마존 웹 서비스(AWS)가 꼽힌다.
영세 자본으로 창업하는 대다수 스타트업은 초기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와 서비스 구축을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일개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수년 만에 대기업으로 성장한 에어비앤비가 대표적인 사례다.
일찌감치 클라우드 사업을 시작한 AWS는 세계적인 스타트업 열풍과 더불어, 경쟁사 대비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업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AWS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다른 어떤 클라우드 제공업체보다 더 많은 스타트업의 출시, 구축 및 성공을 도왔다”라며 “25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우리의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 세계 1000개 유니콘 중 83%가 AWS에서 운영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성장에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26일 아마존이 발표한 3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AWS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2% 성장한 230억 600만 달러(약 31조 1600억 원)를 기록했다. 매출과 성장률 모두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밑도는 데다, 지난 2021년 스타트업 열풍이 한창이던 때와 비교하면 무려 30~40%나 감소했다.
앞서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은 AWS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마저도 스타트업들의 △예상보다 느린 클라우드 신규 계정 증가 속도 △클라우드에 대한 지출 감소 △디지털 자산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워크로드 마이그레이션의 감소 등의 요인을 감안해 목표치를 낮춘 예상치였다.
실제 매출 성장률이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그만큼 스타트업의 위축이 예상 이상으로 클라우드 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구글 역시 마찬가지다. 24일 알파벳이 발표한 2023 회계연도 3분기 구글 클라우드의 매출은 84억 1100만 달러(약 11조 4263억 원)다. 전년 동기 대비 22% 성장했지만, 11분 기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인 86억 달러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25일 구글 주가는 전날 대비 10% 하락했다.
AI 열풍이 스타트업과 클라우드 회생의 열쇠 되나
한편, 구글과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오히려 전날 대비 4% 이상 올랐다.
MS의 클라우드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 성장한 242억 6000만 달러(약 32조 9600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M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인사이더는 분석했다.
또한, 대다수 스타트업의 부진에도 일부 AI 중심 스타트업은 안정적인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며, 그렇게 확보한 신규 자금을 클라우드 AI 서비스에 사용함으로써 스타트업과 클라우드가 동반성장 하는 동력이 됐다고 인사이더는 지적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