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환율 변동' 이유로 아르헨티나 등 29개 지역서 실시
"개발자 위한 정책" 내세웠으나 일부 게임 가격 급격히 올라
"개발자 위한 정책" 내세웠으나 일부 게임 가격 급격히 올라

스팀 운영사 밸브 코퍼레이션은 이달 20일부터 중동·북아프리카·중앙아메리카·남아메리카 총 29개국에서 국가 별 법정화폐 대신 미국 달러(USD)를 게임의 가격으로 명시하는 제도를 실시했다. 여기에는 튀르키예, 이집트, 온두라스, 아르헨티나, 리비아 등이 포함됐다.
미국 매체 톰스하드웨어, 영국 매체 PC게이머에 따르면 정책 적용 과정에서 밸브는 게임의 달러 가격을 현지가 아닌 미국 기준에 맞춰 설정했다.
밸브 측의 해명에 따르면 회사는 정책 적용을 약 1달 앞두고 정책을 공식 발표한 후 배급 파트너들에게 "현지 사정에 맞춰 가격을 조정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적용되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그 결과 현지 경제 상황에 맞춰 판매되던 일부 게임의 가격이 미국 시장 기준 가격으로 바뀌며 급격히 가격이 올랐다. 일례로 인기 시뮬레이션 게임 '문명 6'는 아르헨티나 기준 기존 504페소(약 1.36달러, 1760원)에서 59.99달러(약 7만7800원)으로 44배 가격이 뛰었다.
이 외에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파 크라이 5' 등 대형 게임사들의 인기작은 물론 뗏목 어드벤처 게임 '래프트', 귀농 RPG '스타듀밸리' 등 유명 인디 게임들의 가격도 20배 이상 뛰었다. 한국의 펄어비스가 개발한 '검은사막' 역시 아르헨티나 기준 가격이 4배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풋볼 매니저 2024'나 '디아블로 4', '아크: 서바이벌 어센디드' 등 퍼블리셔의 조치에 의해 달러 가격제 이후 오히려 가격이 인하된 사례도 있으나, 이는 일부 사례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PC게이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게이머들은 몇 해 동안 계속된 경제난과 이로 인한 세금 증가 정책으로 인해 이번 달러 가격제에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로 인해 '탈 스팀' 운동, 나아가 불법 게임 유통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