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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게임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와 함께 한 보이지 않는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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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게임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와 함께 한 보이지 않는 영웅들

'스트리트 파이터' 김관우, e스포츠 명예의전당 입성
"스파링 파트너, 국가대표 코칭 스탭 모두에게 감사"

'M.리자드' 김관우 선수가 2023년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아너스', '스타즈' 부문 헌액자로 선정됐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M.리자드' 김관우 선수가 2023년 e스포츠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아너스', '스타즈' 부문 헌액자로 선정됐다. 사진=이원용 기자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딴 금메달과 오늘 받은 상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내가 대표해서 받은 느낌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고 기회가 된다면 그들의 노고를 널리 알리고 싶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 소재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5' 종목 금메달리스트 'M.리자드' 김관우 선수가 한 말이다.
김관우 선수는 올해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국가대표팀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이자 올해 첫 정식 종목으로 지정된 e스포츠의 첫 금메달리스트로 주목받았다.

에스플렉스센터에서 지난 19일 열린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김관우 선수는 금메달리스트 자격으로 '아너스' 부문, 팬들의 인기투표로 선정되는 '스타즈' 부문 등 2개 부문에 헌액되는 영예를 안았다.
헌액자로서 현장에 함께 한 그는 "게이머로 살아온 것을 후회한 적은 없지만 욕심도 크게 내지 않았다"며 "올해 들어 이렇게 좋은 상을 연달아 받게 돼 게이머로서 정말 만족스러운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3년 e스포츠 명예의 전당 '스타즈' 부문 헌액자 중 현장에 찾은 이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관우 선수와 'EA 스포츠 FC' 종목의 곽준혁 선수, '철권' 종목의 '무릎' 배재민 선수. 이들 외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페이커' 이상혁, '케리아' 류민석, '제우스' 최우제 선수가 헌액자로 선정됐다. 사진=한국e스포츠협회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e스포츠 명예의 전당 '스타즈' 부문 헌액자 중 현장에 찾은 이들의 모습. 왼쪽부터 김관우 선수와 'EA 스포츠 FC' 종목의 곽준혁 선수, '철권' 종목의 '무릎' 배재민 선수. 이들 외에도 '리그 오브 레전드'의 '페이커' 이상혁, '케리아' 류민석, '제우스' 최우제 선수가 헌액자로 선정됐다. 사진=한국e스포츠협회

'스트리트파이터'를 비롯한 격투 게임은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충성 팬층을 거느린 게임 장르다. 그러나 e스포츠 전반으로 보면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다 대 다 전략 게임이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슈팅 게임, 'EA 스포츠 FC' 등 스포츠 게임보다 대중적 저변은 약한 마이너 종목으로 손꼽힌다.

한국은 격투 게임 중 '철권'에 있어서는 세계적 강국으로 손꼽히나, 다른 종목에선 최강국은 아니라는 평을 받고 있다. 김관우 선수 역시 "솔직히 대회 시작 전까지 한국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누구도 쉽게 할 수 없었다"며 "해외에도 워낙 강력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우승의 원동력으로는 수많은 '스트리트파이터' 업계인들의 조력과 당일의 컨디션을 지목했다. 김관우 선수는 "선정 종목이 최신작 '스트리트 파이터 6'가 아닌 구작 '스트리트 파이터 5'이었다보니 연습 상대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면서도 "주변의 많은 게이머들이 흔쾌히 '스트리트 파이터 5'로 돌아가 '스파링 파트너'를 자처해 실전 경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컨디션에 관련해서는 국가대표를 지원한 e스포츠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칭찬했다. 그는 "e스포츠는 흔히 '마인드 스포츠'라고 표현하는데, 항저우에 함께 한 심리 상담사, 멘탈 코치들에게 큰 도움을 받았다"며 "신체적인 컨디션 면에서도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진 덕분에 현장에서 최적의 상태로 게임에 임할 수 있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e스포츠는 오는 2026년 일본 아이치·나고야에서 열릴 차기 하계 아시안 게임에서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스트리트 파이터의 개발사는 일본의 캡콤인 만큼 다음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김관우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저력이 이미 확인된 만큼, 다음 대회에는 누가 대표로 나간다 해도 금메달을 딸 수 있으리라 본다"면서도 "다음 대회에도 대표로 뽑힐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출전해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의 기록을 내 손으로 다시 한 번 갱신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