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챗GPT가 열어젖힌 생성형 AI가 전 세계 최대 화제가 됐다면 2024년은 생성형 AI가 서비스 곳곳에 본격 사용될 전망이다. 특히 인간의 업무에도 단순 도움을 주는 것에서 넘어 '업무 깊숙이 들어오는 동반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KPMG의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의 80%가 24년 상반기까지 AI 투자를 50% 이상 늘릴 계획이 있다. 지난해 엔터프라이즈 기업에서 생성형 AI를 계약서 검토, 마케팅 자료 작성, 문서 초안 작성 등에 AI를 사용하며 테스를 했다면 올해에는 회의록 요약, 사내 문서 활용 솔루션 등에 대규모로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보인다.
기술기반 산업에서도 생성형 AI는 지난 1년간 훈련을 거쳐 시스템 운영 효율화에 직접 활용될 정도에 이르렀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존 로즈 굴로벌 CTO는 지난 12월 "올해(2023년)는 생성형 AI가 기업 환경과 전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많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졌으나 실제 비즈니스로 확장해 적용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2024년에는 엔터프라이즈 생성형 AI 프로젝트의 첫번째 파도가 어느 정도 성숙의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초기 단계에서 발견되지 않은 생성형 AI의 잠재력을 드러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업은 이렇게 도입한 AI 기술을 어떤 업무에 활용할까. 조사 결과 개발, 보안 등 IT 업무(51.7%)와 고객 서비스(49.7%)라는 응답이 압도적이다. 응답 기업의 절반이 두 업무를 꼽았다. 이어 불량과 오류 감지 등 품질 및 생산 관리(24.2%), 영업 및 마케팅(24.0%), 재무와 회계(11.7%), 공급망 관리(10.9%), 직원 관리(9.3%), 감사/컴플라이언스(8.7%), 기타(4.6%) 순이었다.
설문 결과 기대했던 효과를 얻었다는 응답이 82.4%(매우 그렇다 8.1%, 그렇다74.2%)다.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17.6%(아니다 17.6%, 매우 아니다 0%)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긍정적인 응답이 3%p 늘었다. 이미 업무에 도입해 활용하는 기업은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최소한 이미 AI를 사용하는 기업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기류나 회의론의 징후를 찾을 수 없다.
이처럼 AI 활용 시장이 커지자 투자금도 AI 벤처 스타트업계로 몰리고 있다. 이들 AI 기업에 투자하는 곳 역시 빅테크 기업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거대기업들이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AI 스타트업들이 확보한 자금 270억달러(약 34조8000억원) 가운데 3분의 2는 마이크로소프트(MS)·알파벳(구글 모회사)·아마존 등 3곳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고 영국 매체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전했다.
MS는 올해 1월 100억달러(약 12조9000억원)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 140억달러(약 18조원)를 투자해 지분 49%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I 스타트업 허깅페이스는 8월에 2억3500만달러(약 3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여기에는 알파벳·아마존을 비롯해 엔비디아·AMD·인텔·IBM·퀄컴·세일즈포스 등이 대거 참여했다.
또 알파벳과 아마존은 오픈AI의 경쟁자로 꼽히는 앤스로픽에 각각 최대 20억달러(2조6000억원), 40억달러(5조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