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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량'은 치지직, '우왁굳'은 아프리카…갈림길 선 스트리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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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량'은 치지직, '우왁굳'은 아프리카…갈림길 선 스트리머들

"가능성 높은 플랫폼"…게임 방송인 상당수 '치지직' 선택
아프리카TV로 가는 '이세돌'…버튜버 분야 시너지 낼까

인터넷 방송인들이 트위치 폐쇄 후 방송을 진행할 플랫폼을 두고 고민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의 치지직을 선택한 '풍월량(왼쪽)'과 아프리카TV를 선택한 '우왁굳'의 이미지. 사진=각 스트리머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인터넷 방송인들이 트위치 폐쇄 후 방송을 진행할 플랫폼을 두고 고민하는 모양새다. 네이버의 치지직을 선택한 '풍월량(왼쪽)'과 아프리카TV를 선택한 '우왁굳'의 이미지. 사진=각 스트리머 채널
트위치의 한국 철수가 다가옴에 따라 인터넷 방송인들이 양자택일의 기로에 섰다. 게임 전문 방송인들은 대체로 네이버의 '치지직'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1세대 방송인 '우왁굳'과 그가 이끄는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 등 아프리카TV를 택하는 이들도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008년부터 종합 게임 스트리머로 활동해 온 인터넷 방송계의 '대부' 풍월량은 최근 라이브 방송에서 "트위치 철수 이후 치지직에서 방송을 할 계획"이라며 "미완성인 치지직에 비해 방송 환경이 갖춰진 아프리카TV인지라 고민했으나, 팬들의 의향과 신생 플랫폼의 가능성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풍월량은 트위치, 유튜브 양 플랫폼에서 모두 5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기 스트리머다. 특히 '침착맨', '매직박', '철면수심', '옥냥이' 등 유명 스트리머들과 함께하는 친목 모임 '배도라지'의 주요 멤버인 만큼 개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스트리머 중 옥냥이를 제외한 3인은 모두 치지직에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로스트아크', '풋볼 매니저'로 유명한 게임 스트리머 '한동숙', 국내 최고의 여성 게임 스트리머로 꼽히는 '서새봄' 등도 치지직 이적을 선언한 바 있다.
네이버(왼쪽)와 아프리카TV가 개인 방송 시장을 두고 격돌한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네이버, 아프리카TV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왼쪽)와 아프리카TV가 개인 방송 시장을 두고 격돌한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네이버, 아프리카TV

풍월량과 더불어 대표적인 1세대 스트리머로 꼽히는 '우왁굳'은 이들과는 달리 아프리카TV를 다음 행선지로 정했다. 그는 지난 5일 "2월부터 나와 함께하는 이들과 더불어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왁굳은 현재 국내 최고의 인기 버추얼 유튜버(버튜버)로 손꼽히는 '이세계아이돌'을 비롯해 다양한 크루 멤버들을 거느리고 있다. 이는 지난해부터 버튜버 분야 투자를 지속해 온 아프리카TV와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TV는 그간 버튜버 아바타 서비스 '멜리고'를 서비스하는 VR 스타트업 필더세임과 협업, 수차례 버튜버 기획 콘텐츠를 선보여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2023 아프리카TV BJ대상' 시상식에서는 버추얼 BJ '습기찬 개모임' 멤버들이 축하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2023 BJ대상 시상식 축하 공연을 하는 버추얼 BJ '습기찬 개모임'의 모습. 사진=아프리카TV 공식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2023 BJ대상 시상식 축하 공연을 하는 버추얼 BJ '습기찬 개모임'의 모습. 사진=아프리카TV 공식 채널

치지직 측은 기업 단위로 활동 중인 유력 버튜버들을 유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이세계아이돌과 더불어 국내 여성 버튜버 분야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스텔라이브'의 대표 '강지'는 최근 방송을 통해 "치지직 쪽에 마음이 기울어져 있긴 하나 네이버의 법인 명의 계정 문제로 인해 시간이 다소 걸릴 듯하다"고 말한 바 있다.

네이버는 현재 기업, 그룹 단위 회원에게는 '단체 아이디'를 발급하는 형태의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해당 약관에 따르면 '여러 멤버가 공유하는 계정의 특성상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이용'이 제한된다. 약관 상 치지직은 명시돼 있지는 않으나 이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또 치지직의 유료 구독용 재화 '치즈'를 구매하는 데 필요한 '네이버페이' 또한 제한되는 서비스 목록에 포함돼 있다.

1인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버튜버 그룹들은 아바타 제공, 콘텐츠 기획 등 방송에 크게 관여하고 이에 따라 수익 수수료를 나누는 등, 통상의 MCN(인터넷 방송인 소속사)보다 기업적 형태로 운영되곤 한다"며 "기업 회원이 관리 가능한 계정을 별도 생성할 수 있는 유튜브 등 타 플랫폼과 같은 기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치지직은 베타 테스트 1개월 동안 이용자, 스트리머들의 피드백에 발 빠르게 대응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들과 달리 기업 회원 관련 사안은 네이버 포털 자체의 약관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보다 시일이 걸리는 듯하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치지직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스트리머, 시청자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정식 오픈 전까지 더욱 완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