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이용한 딥페이크 기술이 배우의 자리를, AI 목소리가 성우의 자리를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AI 기술의 고도화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미래가 성큼 다가온 것.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생성형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작가와 배우 노조의 파업이 5월에 시작해 11월에 막을 내렸다.
장기간 파업 끝에 노조는 주연 배우를 포함한 조연 및 엑스트라 배역까지 자신이 연기하지 않은 부분을 생성형 AI로 제작할 시 48시간 전에 관련 내용을 고지하도록 했다. 아울러 명시적 동의를 필수적으로 구해야 한다는 조항을 함께 덧붙였다.
배우와 작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미국의 경우는 사정이 낫지만 아직 제대로된 관련 법령이 미비한 국가의 경우는 배우들이 실질적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거나 무단으로 자신의 연기를 생성형 AI 학습 자료로 무단 도용 당하는 사례도 더러 확인되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 ㅇ 난감'에서 주인공 손석구 배우의 아역에 사용된 딥페이크 기술이 대표적이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음에도 손석구 배우의 이목구비를 쏙 빼닮았다는 이유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해당 아역 배우의 얼굴은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이정희 감독이 "연기는 아역(강지석) 배우가 하고 얼굴은 손석구 배우의 어린시절 사진을 수집해 CG 기술로 만들었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에 대중들은 "무명 배우를 데려다 연기를 시키고 딥페이크 기술로 얼굴을 합성하는 작품이 나올 날도 머지 않았다", "그럼 아역 배우의 커리어는 어떻게 되는 거냐, 직접 연기했는데도 본인 얼굴은 단 한 장면도 안 나오는 거네"라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근 모 국내 성우는 자신의 목소리를 학습시켜 만든 AI 사용을 중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동료 성우들도 공감의 뜻을 밝히며 해당 성우의 발언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와 같이 생성형 AI가 우리 생활과 밀접해지며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법령이 미비해 실질적인 규제 수단은 물론 보호 방안조차 마땅하지 않아 관련 제도를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촉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yuu9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