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딥페이크'를 악용한 흑색선전이 우려된다. 이에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를 비롯한 IT 업계가 함께 관련 대응을 위한 '자율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딥페이크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나섰다.
자율협의체 구성에 불을 붙인 것은 얼마 전 논란이 됐던 윤석열 대통령 양심고백 영상이다. 지난해 11월 숏폼 플랫폼 틱톡에 공개된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당시의 실제 연설 장면을 편집해 만들어졌다. 해당 영상이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알리게 되면서 국내에서도 딥페이크를 이용해 선거 후보자 비방 내지는 허위 정보 유포에 엄정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의 경우, 인공지능이 만든 콘텐츠에 워터마크를 삽입한다. AI 제작 동영상·이미지 등에 '비가시성 워터마크'를 넣어 이용자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기술적으로 워터마크 삽입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채택한 방식으로, 지난 2일 AI가 만든 콘텐츠임을 명시하는 워터마크 표기를 강제하는 'AI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16일까지 딥페이크를 이용한 선거운동 행위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게시물이 총 129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70여 명의 직원을 투입해 자체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다. 다만 선관위가 구축한 딥페이크 감시 인력에도 한계가 있어 적발되지 않은 총선 관련 딥페이크는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딥페이크 영상물과 가짜 정보가 더욱 창궐하게 될 것"이라며 "여야가 관련 기업들과 협력해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번 총선이 딥페이크로 인해 왜곡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yuu9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