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는 미국 시간 13일, 게임 플레이에 특화된 자체 개발 AI 'SIMA'를 공개했다. 이와 더불어 해당 AI가 실제 서비스되는 3D 그래픽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예시 영상들을 함께 선보였다.
AI로서 SIMA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내 코드에 접근하는 것이 아닌, 인간이 실제로 플레이한 게임 영상들을 학습해 게임 플레이 방식을 익혔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공장 건설 시뮬레이션 '새티스팩토리', 우주 탐험 시뮬레이션 '노맨즈 스카이', 도시 파괴 게임 '염소 시뮬레이터 3' 등 다양한 장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됐다.
딥마인드는 2010년 영국에서 설립, 2014년 구글에 인수된 AI 연구 기업이다.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화제를 모은 바둑 전문 AI '알파고'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7년에는 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 2'를 플레이하는 AI '알파스타'도 공개했는데, 알파스타는 2019년 실제로 래더(랭킹전)에서 활동을 개시해 최고 등급인 그랜드마스터 레벨에 올랐다.
알파고와 알파스타는 인간과의 1:1 대전에 특화된 유형의 AI인 반면 SIMA는 여러 게이머들과 보다 많은 가짓수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 비해 진일보한 유형의 AI로 보인다.
팀 할리(Tim Harley) SIMA 개발팀원은 "기존의 게임 AI는 바둑·스타크래프트 등에서 '승리', 다른 게임의 '점수' 등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취했고 이는 AI 발전에도 상당히 기여했다"면서도 "SIMA는 이들과 달리 '인간의 행동을 모방한다'는 보다 추상적인 개념을 학습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SIMA는 현재 3D 어드벤처 게임을 플레이하며 '탐험', '콘텐츠 상호작용(문 여닫기, 사다리 오르내리기 등)', '시스템 메뉴와 상호작용(지도 열기, 인벤토리 열기 등)' 등 분야에 있어 600개 이상의 행동을 10초 안에 완료할 수 있다. 자연어 지시를 받는 AI인 만큼, 어떤 언어로 지시하느냐에 따라 성능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연구진은 "더 많은 훈련 환경에 SIMA를 노출시키는 한편 보다 고급화된 AI 모델과 결합하는 형태로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향후 목표는 SIMA가 1500개 전후의 게임에서 '자원을 찾아 베이스캠프를 건설해 줘'와 같은 고도의 전략적 계획까지 수행할 수 있는 AI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