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국책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거센 모래 폭풍에 휘말렸다. 이에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의 일환으로 네옴시티 사업 수주에 힘을 쏟고 있는 네이버의 행보에 자칫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의 시선이 이어진다.
이처럼 규모를 1/5 수준으로 줄인 데에는 네옴시티 투자 비용 증가, 자금 조달 어려움, 해외 투자의 기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시티 등 초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추진함에 따라 현금 보유량이 빠르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프로젝트 규모 축소 역시 자금 보유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불가피하게 이뤄졌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9월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의 현금 보유량은 150억달러(약 20조원)로 1년 전보다 75%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계획보다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있지만 네이버는 그에 앞서 2022년부터 네옴시티 사업 수주를 적극 타진 중이다. 와중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규모 축소 소식이 들려오며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거주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네이버가 예상하는 사업 규모 역시 축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있어 네이버는 자사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앞세워 로봇·클라우드 솔루션 분야 참여가 목표인 상황. 기반 시설 구축 사업의 규모는 최소 수천억에서 수조원 단위로 알려졌다. 네이버가 네옴시티 사업 수주 계약을 체결한다면 미래 먹거리 확보는 물론 글로벌 빅테크가 점유하고 있는 관련 시장에 상당한 경쟁력과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트윈이란 현실 세계를 디지털 환경에 복제하는 기술로 △서비스 로봇 △AR △자율주행 △스마트 빌딩 △스마트 시티에 이르는 혁신 산업의 핵심 데이터가 된다. 네이버는 방대한 도시 전체의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제작할 수 있는 독자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5일 사우디 아람코의 자회사인 '아람코 디지털'과 사우디 포함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 사는 네이버의 클라우드, 로봇, 디지털 트윈 등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빌딩과 스마트 도시 건설에도 힘을 합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6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대중교통공사와 지능형 교통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팀네이버의 첨단 기술을 통해 사우디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새로운 교통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사우디 비전 2030'은 국책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정책이다.
이전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이버의 기술력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만큼 사업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 2022년 네이버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2사옥 1784에 마제드 알 호가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 장관 일행의 방문을 시작으로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 장관 등 사우디 주요 인사들의 방문이 9차례 이상 이어졌다.
한편 네옴시티의 규모 축소와 관련한 우려에 대해 네이버 측은 "현재 네옴시티 관련한 사업을 진행 중이지 않아 중장기 목표 축소 등 관련된 영향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