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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없인 못 살아'…애플의 쉽지 않은 '탈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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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머니 없인 못 살아'…애플의 쉽지 않은 '탈중국'

팀 쿡 애플 대표, 2023년부터 세차례 중국 방문
중국 판매량 줄어드는 아이폰…화웨이 '맹추격'
공급망 의존도도 높아…동남아 진출 '지지부진'

팀 쿡 애플 대표가 2024년 3월 중국을 방문, 럭비 국가대표팀의 천커이(陳可怡)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팀 쿡 애플 대표가 2024년 3월 중국을 방문, 럭비 국가대표팀의 천커이(陳可怡)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뉴시스
미국·중국 간 갈등의 고조로 애플의 '차이나 리스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탈 중국'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나 소비 시장은 물론 파트너십, 부품 제조 등 공급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으로 높은 중국 의존도로 인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팀 쿡 애플 대표는 2023년 3월과 10월, 올 3월까지 세 차례나 연이어 중국을 방문했다. 특히 올 3월에는 애플 관련 매장, 파트너사 방문, 포럼 참석 은 물론 럭비 국가대표팀까지 만나는 등 전방위적 행보를 보였다. 2020년 전후로 심화된 미중 갈등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애플이 이와 같이 중국에 밀착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아이폰 판매 부진이 거론된다. 시장 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아이폰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1분기 대비 19%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 역시 15.7%로 지난해 1분기 대비 4%p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점유율 순위 또한 1위에서 현지 스마트폰 비보(Vivo, 17.4%)와 아너(HONOR, 16.1%)에 밀려 3위에 자리잡았다. 반면 지난해 1분기 9.3%에 불과했던 화웨이가 15.3%까지 6%p 급등, 애플과 동등한 수준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애플의 판매량 부진의 이유 역시 앞서 언급한 미중 갈등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이 중국 소셜 미디어 '틱톡'을 비롯한 서비스들을 공격하자, 중국 역시 정부기관에서 애플을 비롯한 미국 제품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하는 등 '맞불 작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마음 역시 이른바 '애국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15.7%의 점유율을 보였다. 2023년 1분기 대비 4%p 하락했으며 순위 역시 1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사진=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이미지 확대보기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15.7%의 점유율을 보였다. 2023년 1분기 대비 4%p 하락했으며 순위 역시 1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사진=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애플의 중국 의존도는 소비자 외에도 높은 편이다. 공급망 전문 분석 플랫폼 서플라이 체인 디지털에 따르면 애플은 현재 세계적으로 약 300개 업체와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중국 본토에 소재한 업체들이다.

중국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또한 중요하다는 평을 받는다. IT 매체 디 인포메이션은 지난달 말, 애플이 올해 선보인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중국 최대 빅테크이자 콘텐츠 기업인 텐센트와 서비스 공급에 관해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올 3월 중국을 찾은 팀 쿡 대표는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발전 포럼'에서 "중국 현지 연구개발(R&D)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그 일환으로 올해 안에 비전 프로를 중국 현지 시장에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 남화조보(SCMP)는 "애플이 인도의 '타타 일렉트로닉스'와 새로이 계약을 체결하는 등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을 통해 중국 파트너십의 의존도를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애플이 새로이 공급 계약을 체결한 13개 업체 중 8개가 중국, 2개가 대만 소재 업체였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웨드부시 증권은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본질적으로 중국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라며 "애플은 아이폰16 출시 전까지 화웨이를 비롯한 현지 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중국 내 존재감을 다시금 각인시켜야한다"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