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 초반에 등장한 '웹툰'은 네이버와 카카오 다음 등 포털 연재를 통해 급속도로 성장하며 규모를 키워왔다. 이때 스토리, 선화 등 웹툰 한 편을 그리기 위한 모든 요소는 작가의 손에서 나왔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에서는 웹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웹툰 중 '화산귀환'과 '전지적독자시점'이, 박태준 작가가 설립한 박태준만화회사의 '김부장', '얼짱시대', '인생존망2' 등이 팀 단위로 작업된 결과물이다. 카카오 다음의 경우에는 '내 딸은 최종보스', '철혈검가 사냥개의 회귀', '검술명가 막내아들' 등이 웹툰 회사 혹은 스튜디오 산하 팀 단위로 제작되고 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웹툰 종사자들의 표준 계약서를 제·개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정한 계약 조항을 구체화하고 표준계약서 사용 지침을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매년 웹툰 산업 실태조사 등을 통해 표준계약서 활용도를 점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1인 작가 체제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바로 현재의 '팀 체제'다. 다수의 인원이 웹툰 제작 단계를 나눠 맡아 업무 과중을 덜 수 있다. 이에 따른 업무 속도 증가 및 퀄리티 향상, 쾌적한 작업 환경과 안정적인 수입 보장으로 웹툰 산업 종사자들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
웹툰 업계 관계자는 "웹툰 시장 초기에는 1인 작가와 소수의 어시스턴트를 중심으로 하는 작품이 대다수를 이뤄왔으나 최근에는 회사 혹은 스튜디오 단위로 다수의 인원이 웹툰 제작에 참여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며 "업무를 분담해 웹툰 작품의 전반적인 수준(퀄리티)을 높이고 과로를 방지해 기존의 단점을 극복했다. 또한 빠른 작가 데뷔를 통해 경력을 쌓는 것도 가능해졌다. 일찍이 커리어 관련 포트폴리오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웹툰 업계 종사자들은 기업 체제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기업에 소속돼 웹툰 제작에 투입되는 경우 정기적인 수입이 보장돼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라는 데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또한 웹툰 연재가 '팀' 단위로 운영해야 돌아갈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회사를 통해 웹툰을 연재하는 것을 과연 '작가 데뷔'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모습이다.
업계 종사자 A씨는 "웹툰 산업화는 기업과 독자 입장에서는 장점이 크다. 기업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독자는 작품 선택권이 넓어진다. 하지만 공동 작업의 특성상 메인 그림작가를 제외하면 나머지 인원들은 앞에 나서기 어렵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본래 사용하는 필명과는 다른 필명을 사용하거나 실명을 기재하지 않는다"며 "사실 작가가 아니라 웹툰을 그리는 직원인 셈"이라며 작가 데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