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AI 선호에 따라 구직 시장에도 영향
구직자 이력서에 'AI' 관련 서술 142배 ↑
AI는 도구…최종 결정은 '사람 몫'
AI(인공지능) 인재에 대한 기업 니즈가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면서, 이력서 내 'AI 역량'을 녹여내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다수의 기업들이 채용에 있어 AI 역량 보유자를 선호하거나, AI 전문 임원의 수를 늘리는 등 'AI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는 흐름이다. 구직자 이력서에 'AI' 관련 서술 142배 ↑
AI는 도구…최종 결정은 '사람 몫'
28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AI 인재 채용의 붐이 일고 있다. 기업은 AI 역량 보유자를 선호하고, 구직자는 AI 역량 보유를 어필하는 것이 최근 구인구직 시장 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미국의 IT 업계에서는 AI 및 머신러닝 분야의 채용 공고가 꾸준한 증가세가 확인된다. 노동 시장 분석기업 라이트캐스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체 노동 시장 채용 공고 중 AI 및 머신러닝 분야 구인 공고는 9.5%에서 4월 기준 11.5%로 3개월 사이 2%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수요 증가에 기술 쪽으로 취업 혹은 이직을 준비하는 업계 관계자들의 이력서가 AI를 기준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 IT 업계 종사자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AI가 작성해 주는 시대다. 타 직군에서도 AI 관련 역량을 이력으로 앞세우고 있는데 IT 업계는 어떻겠나. 이미 구직자들은 이력서에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제미니,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등 어느 하나라도 AI와의 연관성을 찾아 부각하기에 바쁘다"며 현 상황에 대해 토로했다.
한국 리더들도 77%의 높은 비중으로 AI 역량을 채용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구직자들은 자신의 이력서를 AI 역량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조사 결과 AI 관련 역량을 자신의 이력서에 추가한 구직자들은 전년 동월 대비 142배 증가했으며, 이력서에 AI를 언급한 것만으로도 그렇지 않은 이력서에 비해 17%가량 더 연락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이 AI 인재 확보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것은 일반 직원뿐 아니라 임원 직급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의 경우 30대 그룹의 AI 전문 임원 수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28일 발표에 따르면 자산 상위 30대 그룹의 AI 전문 임원 수가 총 18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89명에서 98명이 증가한 수치다.
AI 열풍이 끌고 온 구인구직 시장의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전부터 있어왔던 현상 중에 하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AI 이전에는 메타버스가 있었고 그 앞에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수많은 IT 유행이 업계를 뜨겁게 달구고 사라지길 반복해왔다. 현재 AI 시장도 과열된 양상이 있으며 '과도기'를 거쳐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선호 현상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기형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AI 시대 진입에 따라 기업들이 AI 역량 보유자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과도기를 지나면 점차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가져오는 기술적 측면의 편리함과 효율성은 분명 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며 최종 결정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지나친 AI 역량 선호를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