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더 버지 등 다수의 미 외신 보도에 따르면 어도비의 새로운 사용자 이용 정책에 대해 사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정책에 동의하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는 데다, 구독 해지를 위한 구독 서비스 항목에 접근조차 할 수 없어 '어도비의 횡포'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어도비가 자사의 생성형 AI 모델인 파이어플라이의 학습을 위해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경계하는 모습이다.
스콧 벨스키(Scott Belsky) 어도비의 최고 제품 책임자는 X(구 트위터)에서 사용자 정책과 관련한 통지서의 문구가 "불분명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회사의 법무팀이 정책 내의 모호한 표현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도비 제품을 사용하는 한 유저는 "어도비가 제 개인 및 상업용 작업에 대해 모델을 교육하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면 모든 제품에서 탈퇴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어도비 뿐만이 아니다. AI 열풍 이후 양질의 데이터 학습을 위해 사용자의 개인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 논란이 된 기업의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메타의 경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스레드에 게시된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 자사의 AI 학습에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 빅테크 기업 중 하나다. 오는 28일부터는 유럽과 영국을 대상으로 사용자가 올리는 사진, 글, 댓글 등을 포함한 정보가 메타의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된다. 이에 EU 시민단체 NOYB(None Of Your Business)는 메타의 정책을 비난하며 메타의 개인정보 보호정책 변경에 대한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론 머스크의 X(옛 트위터) 역시 사용자가 올리는 게시글을 AI 학습용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게 정책사항을 새롭게 추가했다. 외부로 공개되지 않는 사용자 간의 DM(다이렉트 메시지)과 사적인 내용들을 제외하고, 글과 이미지 등이 모두 수집 대상이 된다.
이에 X 사용자들은 블루스카이, 마스토돈, 미스키 등 X와 유사한 SNS로 탈출을 꾀하고 있다.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사용자들은 X에 게시하는 일러스트와 만화 등의 개인 작업물에 AI 학습을 막는 필터를 적용하는 등 개인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보이는 공통적인 '문제점'은 정책 변경을 통해 사용자가 개인 데이터 수집에 동의하도록 강제와 다름없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X를 10년 동안 이용한 사용자 A 씨는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해서 사용자의 데이터를 사측이 이용 가능한 무료 자산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X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이 보이고 있는 최근 행보에 대해 비판했다.
염흥열 순천향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빅테크 기업들은 정책 도입에 앞서 사용자들의 데이터가 AI 학습 등에 사용될 수 있음을 명확히 표기해야 한다. 또한 사용자들에게 정보 이용 제공을 강제하는 것이 아닌 선택권을 부여해야 하며, 설령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일종의 권력 남용·횡포로 사용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은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