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급 미소녀가 코스피에 등장한다."
"느슨해진 게임 섹터를 긴장시킬 무서운 신예."
"글로벌 서브컬처 기업으로 성장할 준비 이미 마쳤다."
상상인증권과 삼성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국내 주요 투자 증권사들이 시프트업의 상장에 관한 리포트에서 한 평가들이다.
공모 과정에서 시프트업은 보통주 총 725만주를 주당 최저 4만7000원, 최고 6만원에 공모할 계획이다. 공모 후 총 주식수인 약 5900만주를 기준으로 계산한 시가 총액은 최저가 기준 2조7923억원, 최고가 기준 3조5657억원이다.
이는 국내 상장 게임사 중 크래프톤(약 13조원, 이하 17일 기준 시가총액)과 넷마블(약 4조8000억원), 엔씨소프트(NC, 약 4조원)에 이어 4위에 해당하는 시총으로 2021년 8월 크래프톤이 상장한 후 3년 만의 대형 게임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프트업은 과거 '창세기전' 시리즈와 NC '블레이드 앤 소울' 등 명작 게임들의 아트 디렉터였던 김형태 대표가 2013년 창립한 게임 전문 개발사다. 대표작은 2016년 10월 출시한 모바일 서브컬처 수집형 RPG '데스티니 차일드'와 2022년 11월 서비스를 개시한 '승리의 여신: 니케'다.
공시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지난해 연 매출 1686억원에 영업이익 1110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2022년 매출 660억원에 영업이익 182억원과 비교하면 매출은 215%, 영업이익 508%가 증가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앞서 언급한 대형 게임사들의 2023년 실적을 살펴보면 크래프톤은 매출 1조9105억원에 영업이익 7680억원, 넷마블은 매출 2조5020억원에 영업손실 684억원, NC는 매출 1조7798억원에 영업이익 13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면에선 크게 뒤쳐지지 않으나 매출 면에선 크게 떨어진다.
게임업계 내에선 시프트업의 예상 시가총액을 두고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편이다.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대형 게임사들은 이른바 '게임 포털'을 위시해 종합 게임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 업체들인 반면 시프트업은 개발인력을 위주로 작은 덩치로 구성된 이른바 '개발 전문사'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대형 게임사들 대비 매출이 낮은 것은 분명한 약점이라는 부정적 시선도 없지는 않다. 시프트업이 증권신고서 상에서 차기작 '프로젝트 위치스(가칭)' 출시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정했다는 점 역시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평도 있다.
시프트업의 2024년 성과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니케'가 건재한 가운데 플레이스테이션(PS)5 독점작 '스텔라 블레이드'를 4월 출시했다. 세계 각국에서 패키지 판매량 1위, 일본 지역에선 4월과 5월 2개월 연속 PS5 타이틀 중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성과를 거뒀다.
미래에셋증권의 임희석 연구원은 시프트업이 2024년 기준 매출 2450억원에 영업이익 1760억원, 2025년에는 매출 3040억원에 영업이익 2250억원으로 향후 2년 연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예상 호재로는 '니케'의 중국 판호(출판심사번호) 발급을 제시했으며, 이 외에도 '스텔라 블레이드'의 PC 등 타 기종 이식 또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또 이를 바탕으로 향후 12개월 실적 전망 포함 평균 예상 시가총액 대비 이익률(12MF P/E)를 게임 섹터용 비율인 25배로 계산, 시프트업의 2025년 기준 예상 시가총액이 약 4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추산하며 "시프트업의 IPO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닐 수 있다"고 평했다.
임 연구원은 "서브컬처 장르 게임의 성장률은 최근 연 20%를 상회하고 '페이트'나 '우마무스메', '붕괴', '블루 아카이브' 등 서브컬처 대작 IP들이 두꺼운 팬층에 힘입어 장기적 라이프사이클을 가져갈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며 "2025년 니케의 중국 성과가 이어진다면 성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