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연예기획사 숲 vs 인방 플랫폼 숲…'상표권 분쟁' 성립할까

공유
0

연예기획사 숲 vs 인방 플랫폼 숲…'상표권 분쟁' 성립할까

매니지먼트 숲 "상표권 침해 중단 가처분 신청"
양사 서비스의 '동일, 유사성 여부'가 쟁점될 것
"침해 인정될 수 있지만 가처분 인용 어려울 듯"

매니지먼트 숲(왼쪽)이 SOOP(구 아프리카TV)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매니지먼트 숲(왼쪽)이 SOOP(구 아프리카TV)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각 사
연예기획사 매니지먼트 숲이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 숲(SOOP, 구 아프리카TV)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상표권 침해 문제에 있어 양사의 사업 범위가 유사한지 여부가 법적 쟁점이 될 전망이다.

매니지먼트 숲 측은 17일 공식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아프리카TV 측이 최근 상호를 주식회사 숲으로 변경한 것을 당사 상표권, 상호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며 "이에 당사는 당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상표권 등의 침해를 금지할 것을 가처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니지먼트 숲 측은 주식회사 숲 엔터테인먼트와 매니지먼트 숲, 로고 이미지 등에 대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상호 명이 비슷한 것은 물론 로고 역시 'SOOP'란 영단어를 기반으로 해 유사한 것 등을 문제점으로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매니지먼트 숲은 2011년 설립된 연예기획사로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다. 공유와 공효진, 남주혁, 수지, 전도연 등 여러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아프리카TV가 SOOP이란 새로운 사명을 예고한 시점은 지난해 12월이며 사명, 상호 변경은 올 3월과 4월에 걸쳐 이뤄졌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분야에서 상표권 분쟁은 종종 있는 일이다. 한국 연예계를 대표하는 BTS(방탄소년단)이 대표적인 사례다.

BTS 소속사 하이브는 BTS 관련 의류 상품 취급을 위해 2015년 4월 의류 관련 상표권을 신청했다. 그러나 이것이 신한코퍼레이션이 이전에 등록한 '백 투 스쿨(Back to School, BTS)'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기각되며 법적 분쟁이 발생했다.

이후 신세계 측이 '분더샵(BOON the Shop, BTS)' 매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한코퍼레이션 측 상표를 취득하며 분쟁이 이어졌다. 해당 건은 2020년 신세계 측이 '한류를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상표권을 포기한다'고 밝히면서 마무리됐다.

서울 중앙지방법원이 소재한 서초동 소재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사진=서울법원종합청사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중앙지방법원이 소재한 서초동 소재 서울법원종합청사 전경. 사진=서울법원종합청사

법조계 관계자들은 매니지먼트 숲과 SOOP의 분쟁에 대해 상표법 상 효력 범위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민국 상표법에 따르면 먼저 출원된 타인의 등록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를 지정 상품과 동일, 유사한 상품에 사용하려는 경우, 타인으로부터 이에 대한 동의를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법조계 관계자는 "아프리카TV 측이 영위하는 업종이 매니지먼트 숲 측이 등록한 지정상품 연예인매니저업, 연예인대행서비스업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평했다. 연예기획사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사업 간 유사성 여부를 매니지먼트 숲 측이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변호사협회에 엔터테인먼트 전문으로 등록된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역시 해당 건에 대해 "소비자가 상품의 출처에 관해 오인, 혼동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지가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철우 변호사는 "TV 콘텐츠와 영화 등 기존 미디어의 연예인과 온라인 방송 등 뉴 미디어의 엔터테이너 간 경계가 희미해진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SOOP 측이 과거 'AF엔터'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 채널을 운영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상표권 침해가 인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매니지먼트 숲 측의 주장에 관해선 "상표 등의 사용을 중지시킬 '보전의 필요성' 측면에서 보자면 SOOP의 중계, 행사, 스트리머 지원 정책 등이 숲 엔터테인먼트 측의 영업에 지장을 초래하는 지 입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가능성은 낮을 듯 하며 '주식회사 숲'이라는 제명 자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결과 또한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