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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사 회원사만 남나…줄폐업하는 코인마켓 거래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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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사 회원사만 남나…줄폐업하는 코인마켓 거래소들

지닥 거래소, 18일 서비스 종료 공지
지난해 캐셔레스트·한빗코·코인빗 등도 문 닫아
원화마켓 없는 코인마켓 거래소 버틸 여력 없어
"닥사(DAXA) 회원사 빼면 모두 문 닫을 판"

코인마켓 거래소 중 큰 규모를 자랑하던 지닥(GDAC) 거래소가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원화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사진=지닥이미지 확대보기
코인마켓 거래소 중 큰 규모를 자랑하던 지닥(GDAC) 거래소가 서비스 종료를 알렸다. 원화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사진=지닥
"닥사(DANX)만 빼고 다 죽는다."

한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 관계자가 지난해 한 얘기다. 닥사는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ance)의 줄임말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국내 5대 원화 거래소들의 '협의체'다. 이들은 모두 은행과 연계해 원화 입출금이 가능한 '원화마켓 거래소'이며, 나머지 암호화폐 거래소는 원화 입금이 불가능해 '코인마켓 거래소'라 불린다.
그런데 정부가 이 민간 자율기구인 닥사와 손잡고 암호화폐 규제 방향을 맞춰나가다 보니 코인마켓 거래소는 사실상 '찬밥' 신세나 다름없다. 실제 닥사는 지난 4월 금융감독원과 함께 '가상자산 연계 투자사기 사례 7선'을 공동 발간했으며, 5월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을 알리기 위한 대국민 광고 캠페인을 금융감독원과 함께 진행했다. 닥사는 민간 협의체지만 정부기관으로부터 공인된 암호화폐 거래소나 다름없는 모습이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정부의 요구사항에 맞추며 적자 속에서 꿋꿋하게 버텨오던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해가 바뀌고 희망이 줄어들면서 서서히 문을 닫았다. 정부의 요구사항에 맞춰 ISMS 인증을 받고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됐으니 거래소만의 잘못이라고만 보기 어렵다. 애초에 동일한 위치에서 시작된 달리기가 아니라는 게 코인마켓 거래소 측의 불만이다.
18일 오후,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지닥(GDAC)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닥은 공지사항을 통해 "시스템 개편으로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닥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사업 중단 수순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지닥의 자동출금 지원 종료 및 수동출금 전환 일시는 다음 달 16일이다. 자동출금 지원 종료일 이후에는 수동출금으로 전환되고, 수동출금 신청 또는 잔고 조회 시에는 별도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지닥에 앞서 지난해에는 캐셔레스트, 한빗코, 코인빗, 후오비코리아, 오케이비트, 프로비트 등이 문을 닫았다.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는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컸지만 상당수는 무척 투명하고 견실하게 운영해왔다. 그러나 결국 은행 실명계좌를 확보하지 못해 신규 유저를 만들지 못한 끝에 사업을 접었다. 수년간 '해 뜰 날'을 기다려왔으나 원화마켓이 없는 거래소에는 더 이상 볕이 들지 못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