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뽑은 직원이 기존 직원들과 마찰을 빚거나,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업무상 결격 사유가 발견되는 낭패도 발생한다. 기껏 한 사람 분의 몫을 할 수 있게 됐을 때까지 가르쳤더니 갑작스럽게 퇴사한다는 직원은 물론 퇴사 후 문제를 일으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컴퓨터에 비밀번호를 걸어두고 연락을 받지 않거나, 시키지도 않은 포맷으로 업무 자료를 날려버리는 경우엔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 생존게임의 형태를 띤 인크루트 'PSG'
인크루트의 'PSG'는 그린 듯한 생존게임의 형태를 띠고 있다. 구직자는 무인도에 떨어진 자신의 캐릭터를 40분의 현실 시간 동안 죽지 않고 생존 시켜야 한다. △체온 △체력 △배고픔 △갈증 수치를 일정 이상 유지해야 하며, 이를 위해 PSG 내 준비된 다양한 미니 게임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어느 한 수치라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캐릭터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다고 게임이 바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지만 빨리, 자주 죽을수록 평가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은 '안 봐도 비디오'다.
'돈 스타브 투게더', '그린 헬', '디스 워 오브 마인' 등 다수의 생존 게임을 섭렵한 이력이 있는 터라 크게 긴장하지 않고 게임에 임했다. 하지만 간단히 볼 난이도의 게임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생존 게임 타이틀을 달고 나온 기존 게임들보다도 까다로운 면모를 가졌다.
각각의 미니 게임은 △인지 및 시지각 능력 △논리 능력 △공간 지각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 실제 업무에서 주요하게 쓰이는 능력들을 테스트할 수 있다. 두뇌의 여러 영역을 사용할 줄 알아야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살아 남는 '종합 능력'까지 수치화할 수 있어 기업은 구직자가 지닌 직무 능력과 상황 판단력 등을 서류 한 장으로 파악할 수 있다.
◇ S부터 D등급까지 세분화…"내가 A등급 인재?"
40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게임을 즐겼더니 플레이 이력을 바탕으로 한 결과지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전략 수립과 실행 능력을 확인하는 '메타지능', 목표 달성을 위한 상황 판단 능력을 측정하는 '실용지능', 문제 해결 및 업무 수행을 위한 기본 인지능력인 '일반 지능'이 종이 한 장에 담겨 보기 쉽게 정리된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기자의 메타지능은 B+, 실용지능은 A+, 일반지능은 B+로 평균치(50점)보다 살짝 더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종합 등급은 A로 S등급의 바로 아래 단계다. 결과지를 들고 온 인크루트 관계자가 "꽤 높은 수준으로 나와서 놀랍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미니게임 중 잘하는 것만 집중적으로 공략해 살아남은 터라 걱정이 컸는데 만족스러운 결과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기업은 PSG 검사 진행을 통해 직무 지원자들의 능력을 상대평가 형태로 확인할 수 있으며 응시자의 강점과 약점까지도 파악할 수 있어 단순 문항 검사보다 더욱 신뢰도 높은 역량 확인이 가능하다. 그야말로 '거짓말'이 존재할 수 없는 시험 방식인 셈.
인크루트 관계자는 "PSG는 기업들이 기존에 선보여왔던 문항을 통한 인적성 검사들과는 다르게 색다른 방식으로 구직자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채용 과정에서 MZ 세대가 흥미 있어 할 만한 게임 요소를 접목, 기업의 채용 브랜딩을 위한 검사 도구로 지난 2022년 10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다수의 기업 고객들이 꾸준하게 찾고 있다"고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