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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매너온도', 해외는 '캐롯 스코어'…당근과 캐롯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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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매너온도', 해외는 '캐롯 스코어'…당근과 캐롯의 차이

'동네' 거래 당근, 미국·캐나다·영국 등 진출
국내와 달리 북미선 최대 50km까지 거래 가능
'매너온도'도 해외선 '캐롯 스코어'로 변경
현지화 통해 해외 이용자 수 증가 추세

'하이퍼로컬'을 추구하는 당근은 해외에서 '캐롯'이라는 서비스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캐롯은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거래 가능 지역과 매너온도 등에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당근이미지 확대보기
'하이퍼로컬'을 추구하는 당근은 해외에서 '캐롯'이라는 서비스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캐롯은 현지화 과정을 거치며 거래 가능 지역과 매너온도 등에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당근
'하이퍼로컬'을 추구하는 지역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당근'이 국내를 넘어 미국, 캐나다, 영국, 일본 일부 지역 등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외 서비스 명은 '캐롯(Karrot)'. 하지만 나라마다 다른 문화, 다른 '동네'의 기준 때문에 우리나라의 '당근'과 해외 '캐롯'의 서비스 방식이 사뭇 다르다.

당근에 따르면 캐롯은 현재 △영국 전 지역 △캐나다 토론토, 밴쿠버, 캘거리, 에드먼턴 △미국 뉴욕, 뉴저지, 시카고 △일본 도쿄, 요코하마시 일부(가나가와현 포함), 가와사키시 일부 등 4개국 560여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특히 캐나다에서만 이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당근은 5년 내 북미 50개 이상의 도시로 진출할 계획을 세웠다.
'당근'과 '캐롯'은 기본적으로 '동네 이웃 간 연결'을 서비스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당근과 캐롯 모두 동네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신뢰할 수 있는 이웃 간 연결을 장려하고 있고, 전화번호 및 동네인증(GPS)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서비스 '캐롯'은 '당근'의 국내 초기 버전과 유사하게 중고 직거래 기능만을 단순하게 구현해 서비스 중이다. 그러나 거래 기능에 있어서 국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가령 한국이나 일본의 경우 거래 가능한 거리 범위가 최소 1㎞에서 최대 10㎞인 반면, 북미의 경우 최소 2㎞에서 최대 50㎞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시청에서 수원시청까지의 거리도 '동네'인 셈이다.
이는 현지 거주 문화나 라이프스타일 등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북미의 경우 상대적으로 거주 지역이 넓게 분포되어 있고 '내 동네'로 인식하는 반경이 절대적인 거리보다는 이동에 걸리는 소요 시간에 더 중점을 두는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참고로 캐나다와 미국은 전 세계 국가별 면적 순위에서 2위, 3위에 해당할 정도로 넓은 나라다.

'당근'과 캐롯'의 또 다른 차이점은 매너온도 유무다. 우리나라에서는 36.5도의 체온을 기본으로, 이웃 간 거래를 할수록 상대방의 매너에 따라 온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반면 캐롯은 매너온도 제도를 사용하지 않고 1000점 만점의 '캐롯 스코어(Karrot Score)'를 적용하고 있다.

당근 관계자는 "36.5라는 숫자를 보면 자연스럽게 체온을 떠올리는 한국 이용자와 달리, 해외 이용자의 경우 해당 지표를 봤을 때 직관적으로 체온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인터뷰 결과가 있었다"면서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글로벌 이용자 대상 '신뢰 척도를 한눈에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캐롯 스코어 제도를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라별로 섭씨(℃)와 화씨(℉)를 사용하는 데에 따른 차이인 듯하다.

한편 당근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이용자 수는 3900만 명에 달한다. 월간활성이용자(MAU)도 19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이용자 충성도가 높다. 해외의 '캐롯' 역시 현지화된 서비스로 꾸준히 이용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당근은 국내외 모든 지역에서 '좁은 지역의 특성에 맞춘' 하이퍼로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