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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수출 68% 차지 '게임' 지원안 발표…"규제는 완화, 인식은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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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수출 68% 차지 '게임' 지원안 발표…"규제는 완화, 인식은 개선"

지난해 게임 산업 '역성장' 기록…정책 고민 필요
교육 게임 등 '긍정적인 효과' 적극적 조명해야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에서 국회의원들이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그로 인해 파생되는 규제들을 완화하는 등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 마련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4일 국회에서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가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관으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9월 내 정식 출범 예정인 '국회 게임포럼'과 5일 열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보는 게임 인식: 게임이용장애 국제세미나'를 앞두고 국회에서 게임 산업 현황과 현안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승래 의원은 "2017년 첫 결성된 국회 게임포럼이 벌써 3대째를 맞았다. 초기의 게임 포럼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아 활동을 했었다. 정식으로 등록된 연구 단체가 아님에도 각 정당의 의원 분들이 적극 참여해 주셔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게임 업계를 둘러싼 기술 환경이 급변하며 업계 역시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게임 산업이 기술 친화적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도록 국회가 어떻게 지원하고 응원할 것인지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게임 업계 발전을 위한 국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 게임 산업 '역성장'…정책적 고민 필요한 시점

4일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편슬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4일 '제22대 국회 게임정책포럼 세미나'가 국회에서 열렸다. 사진=편슬기 기자.

한국 게임산업 현황에 대해서는 김남걸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신기술 본부장이 발표를 맡았다. 김남걸 본부장은 "코로나 엔데믹 시기였던 2022년까지 게임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졌으나 2023년은 2020년 대비 성장률이 10.9% 감소했을 것이라고 전망이 되고 있다"며 역성장에 처한 한국 게임산업의 현실을 짚었다.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의 68%를 차지하는 것이 '게임'이다. 2022년 기준 게임 산업 수출액은 약 90억달러(약 12조원)으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투명 OLED와 함께 대한민국 30대 수출 유망 품목으로 지정됐을 정도다.

그러한 '수출 효자 품목' 중 하나인 게임이 최근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원인으로는 '엔데믹 종료'가 꼽혔다. 코로나19로 인해 막혔던 하늘길이 열리며 여행, 나들이 등 야외 활동이 증가한 것이 게임 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 아울러 유튜브, OTT 등 게임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콘텐츠들이 많아진 점을 들었다. 이러한 요소들로 인해 게임 이용률이 감소하고 게임 산업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남걸 본부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재밌는 게임을 전제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여러 가지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게임 산업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28년까지 12대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콘솔 게임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현 게임 산업 환경에서 오히려 '콘솔 게임'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제작 지원, 해외 수출 유통 지원 등 장기적으로 지원하겠는 방침을 밝혔다.

◇ 게임 질병, 학계 '명확한 정의' 없어

WHO 게임이용장애 코드 등록과 배경에 대해 발표 중인 조문석 한성대학교 사회학부 교수. 사진=편슬기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WHO 게임이용장애 코드 등록과 배경에 대해 발표 중인 조문석 한성대학교 사회학부 교수. 사진=편슬기 기자

아울러 게임 업계 내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른 WHO 국제질병분류 개정안(ICD-11)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게임으로 인한 장애와 관련된 논의는 2013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 미국 정신의학회(APA)가 인터넷 게임장애를 '정신행동장애'로 지적한 것을 발단으로 세계에서 '게임은 질병인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조문석 한성대학교 사회학부 교수는 "현재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장애 범위와 현상, 유형에 대한 정의가 부재하다. '합의된 정의'가 아예 없다는 얘기다. 명확한 정의가 내려져 있지 않으므로 국제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약, 도박 등과는 달리 게임으로 인해 발생된다고 주장하는 중독 양상은 현저히 다른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게임 유저들에게서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들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불안 장애와 같은 다른 공존 장애들과의 높은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어떤 것이 원인인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장애코드가 등재된다면 잘못된 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건전한 게임 사용자들에게까지 낙인을 찍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도 낙인효과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게임이 '장애'로 분류되는 순간 부정적인 인식을 낳고, 각종 규제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문석 교수는 "게임을 통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 수준이 완화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세계 각국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게임을 바라볼 때 부정적인 효과에만 매몰됐던게 아닌가 싶다. 게임의 활용 방법은 다양하고, 이러한 긍정적 효과를 적극적으로 조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