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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 '미스터리 수사단', 티빙 '여고추리반' 전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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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넷플 '미스터리 수사단', 티빙 '여고추리반' 전격 분석

추리 예능 터줏대감 '여고추리반'과 신성 '미스터리 수사단'

대탈출, 더지니어스, 여고추리반을 만든 '추리', '두뇌', '서바이벌' 장르의 대가 정종연 PD가 이번엔 넷플릭스 '미스터리 수사단(이하 미수단)'으로 시청자들 곁을 찾았다. 얼마 전 그가 낳고 티빙이 키운 여고추리반 시즌3이 끝나 아쉬움을 표하는 추리 예능 팬들에게는 환영할 만한 소식이다. 이에 두 작품의 장단점을 본격 비교 분석해봤다.

◇ 젊은 혈기와 패기로 똘똘 뭉친 '미스터리 수사단'
넷플릭스 미스터리 수사단 출연진.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 미스터리 수사단 출연진. 사진=넷플릭스

미수단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하고 해결하는 어드벤처 추리 예능이다. 지난달 18일 시즌1이 모두 공개됐으며 이용진, 존박, 이은지, 이혜리, 김도훈, 카리나를 중심으로 사이비 종교를 둘러싼 음모와 심해 잠수함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을 총 6편에 걸쳐 해결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수단은 빠른 호흡과 전개가 특징이다. 출연진 6명이 지정된 장소에 모이자마자 무정부 국제조직 X Investigation Network, 약칭 'XIN' 소속의 신입 요원이라는 설정으로 바로 실전에 투입 시키는 초고속 진행을 보여준다.

정종연PD는 앞선 인터뷰에서 "이런 예능은 시청층 나이대가 낮다"며 "미수단도 거기에 맞춰 젊은 출연진들로 구성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10~20대의 주된 콘텐츠 소비 방식이 숏폼과 유튜브 등 재미를 짧고 굵게 압축한 것들이란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수댠은 곳곳에 복선을 배치하고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절정 구간에서 클라이맥스에 치닫는 기존 포맷과 차별화를 꾀했다. 미수단의 막힘없는 '사이다 전개'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도파민이 떨어질 여지를 주지 않는다.

넷플릭스 미스터리 수사단 스틸컷. 사진=넷플릭스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 미스터리 수사단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시청자들이 공통적으로 만족스러움을 표한 지점은 세트장의 퀄리티다. 시청자 C씨는 "정말로 돈을 많이 들였다는 인상을 받았다. 장치를 작동하자 저절로 열리는 문이나 회전하는 잠수함 내부 등 작정하고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신선한 얼굴, 호감형 인물들로 출연진을 꾸렸다는 점에서도 좋은 점수를 줬다. 미수단은 이제 막 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힐링, 여행, 요리, 육아 등으로 이뤄진 예능의 바다에서 몇 없는 '추리', '어드벤처' 장르의 예능인 만큼 다음 시즌을 보고 싶다는 시청자 의견이 잇따른다.

다만 사이다 전개에서 아쉬움을 표한 시청자들도 있었다. 대리 체험을 통한 만족감을 제공하는 '어드벤처' 장르라고는 하나, 템포가 빨라 '몰입'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얘기다. 출연진 또한 마찬가지다. 사건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다. 첫 시즌인 만큼 출연진 간 케미스트리나 역할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과 더해 인물들이 XIN의 신입 요원이란 인상도 옅고 배후의 조직도 존재감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시청자 A씨는 "차라리 출연진에게 특정 역할을 부여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롤(role)을 수행하며 어떤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시청자 B씨는 "첫 화를 XIN 본부로 시작했더라면 좋았을 것. 작품을 보면서 영화 '맨 인 블랙'이 떠올랐는데 작 중 주인공들이 본부를 방문해 미션을 받지 않나. 세계관을 상세히 보여주면서 '몰입'을 돕고 애정을 가질 수 있게 해줬더라면 또 다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 이제는 세 번째 전학이다! 완숙의 '여고추리반3'

여고추리반3 멤버. 사진=티빙이미지 확대보기
여고추리반3 멤버. 사진=티빙

추리 예능 '여고추리반'은 이제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았다. 정종연 PD가 제작에서 물러나면서 임수정 PD가 메가폰을 건네받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도박', '학교폭력'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메인에 두고 여기에 '메타버스'까지 접목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보여줬다는 평이다.

특히 도박의 온상지였던 송화여고 메타버스는 'ZEP'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만들어졌는데, 여고추리반이 공개되는 동안 작 중에서 공개된 메타버스 공간에 팬들의 접속이 이어지며 화제를 낳았다.

여고추리반이 가진 매력은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 다섯 출연진들의 확고한 캐릭터성과 높은 케미스트리다. 거기에 학교를 배경으로 선생님, 학생 등의 NPC 캐릭터를 십분 활용한다는 강점에 있다. 하나의 세계가 어딘가에 실존하고 있을 것 같은 높은 '몰입감'이 지금의 여고추리반을 만든 것.

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잘 살렸음에도 개연성 부족으로 곳곳에 아쉬움이 남았다. 추리반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 NPC 캐릭터가 뜬금없이 등장해 힌트를 주는 장면 등이다. 6화에서 추리반이 동아리실에서 계속 힌트를 찾느라 방황하자 학교가 문을 닫을 시간이라며 등장한 사회복무요원 이종대가 대놓고 힌트를 주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석연치 않았던 사회복무요원 이종대 캐릭터의 등장. 사진=티빙이미지 확대보기
석연치 않았던 사회복무요원 이종대 캐릭터의 등장. 사진=티빙

이 외에도 학교 종업식 무대에서 빌런의 만행을 폭로하기 위해 박지윤, 비비가 나선 지점에서 많은 이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PPT를 통해 빌런이 그동안 저질렀던 악행을 낱낱이 공개하는 데도 빌런은 가만히 경청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진실을 숨기기 위해 납치까지 서슴지 않았던 빌런치고 너무 얌전한 반응이라는 불만이 잇따르기도 했다.

극의 피날레에서는 앞선 시즌에서 등장했던 빌런의 재등장과 시즌4 제작을 예고하는 장면이 나왔다. 이에 대해 "작품을 도중에 끊은 느낌", "그래서 시즌3의 흑막은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니라 시즌4에서 밝혀지는 것인가"라는 등의 시청자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여고추리반'이다. 종영을 마친 후 여고추리반 카페가 홍대에서 운영되면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또한 임수정 PD를 비롯해 작중에 등장했던 국지희(배우 한서인), 윤세미(배우 윤이현성), 이종대(배우 허태윤) 등이 카페를 찾으며 높아진 '여고추리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