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생 개발사 게임 사이언스의 '검은 신화: 오공'이 출시 첫 날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 수 220만명의 기록을 세웠다. 올 1월 '신드롬(증후군)'에 가까운 흥행을 거뒀던 '팰월드'를 뛰어넘은 기록이다.
스팀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검은 신화: 오공은 20일 정식 출시 직후 최다 동시 접속 222만3179명의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스팀 운영사 밸브 코퍼레이션의 '카운터 스트라이크 2'를 넘어 동시 접속 1위를 차지했다.
또 최다 동시 접속 기록으로는 한국 게임사 크래프톤의 '펍지: 배틀그라운드'가 기록한 325만7248명의 뒤를 이어 역대 2위로 집계됐다. 올 1월 '팰월드'가 세운 210만867명의 기록을 불과 7개월 만에 경신했다.
게이머들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21일 오전 기준 스팀 플랫폼에서 13만1852명이 게임에 대한 평가를 남겼으며 이들 중 96%가 게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문 리뷰를 살펴보면 "충격적인 비주얼과 유니크한 게임", "중국판 '갓 오브 워' 같다", "게임에 진심인 사람들만이 만들 수 있는 깔끔한 전투와 매끄러운 연출" 등의 호평이 눈에 띄었다.
신랑과기, 동방재부, 재련사 등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검은 신화: 오공'은 출시 후 1시간 만에 100만장, 12시간 만에 45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업계 내에선 게임의 손익분기점이 약 500만장인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손익분기점 돌파는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검은 신화: 오공'은 중국 신생 업체 게임 사이언스의 데뷔작이다. 2020년 8월 유튜브에 깜짝 공개된 예고 영상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에도 서유기를 테마로 한 독특한 세계관, 고품질 그래픽과 액션씬 등으로 게이머들의 이목을 끌었다.
게임 사이언스는 지난해 8월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3'에 출전, 서구권 게이머들을 상대로 '검은 신화: 오공'을 시연했다. 당시 시연 부스에는 대기 예상 시간이 5시간 이상으로 늘어날 정도로 많은 게이머들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 출시 나흘 전인 16일에는 게임을 사전에 플레이한 전문 매체들의 리뷰 엠바고가 해제됐다. 리뷰 통계 분석 사이트 메타 크리틱에 따르면 총 60명이 평가한 '검은 신화: 오공'의 평균 평점은 81점(100점 만점 기준)이었다.
'명작'의 반열에 오를 만한 점수는 아니나, 최근 국산 콘솔 히트작으로 꼽혔던 '스텔라 블레이드(81점)'나 'P의 거짓(80점)', 지난해 2200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크게 흥행했던 '호그와트 레거시(84점)' 등과 비슷한 점수다.
'검은 신화: 오공'은 제목 그대로 중국의 고전 '서유기'를 재해석한 게임으로 주인공은 손오공의 모습을 한 '천명을 지닌 자'다. 그의 이름을 지닌 '손오공'이 먼 과거에 현장삼장 일행과 천축국으로 떠났다가 홀연히 사라졌으며, 500년 뒤에 깨어난 '천명을 지닌 자'가 그 뒤를 따르며 진실을 파헤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유기 속의 봉술과 도술 또한 충실히 재현됐다. '여의봉'으로 무기가 제한되지만 멀리 늘려 적을 찌르는 '착곤'이나 땅에 놓고 길게 늘려 적의 지상 공격을 회피하는 '입곤'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구르기', 공격을 쳐내는 일종의 패링인 '바위 육신' 등 다양한 방어 수단도 갖추고 있다.
손오공의 특기인 분신술과 둔갑술도 충실히 재현됐다. 특히 둔갑술은 지형지물로 위장해 적을 속이는 능력은 물론, 자신이 물리쳤던 보스 몬스터로 변신해 그 보스의 능력을 일부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검은 신화: 오공'은 PC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며 이용 등급은 15세 이상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