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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DX 수요 증가하지만 IT 전문가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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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DX 수요 증가하지만 IT 전문가 '태부족'

'스타트업 대국' 목표로 했지만 전문가 부족
STEM 코스 전공 졸업생 수도 크게 낮아
가트너 재팬 "AI, DX 외에도 IT 전문가 부족"
신규 입사 후 경력 쌓이면 외국계로 이직

일본의 IT 전문 인력이 부족해 디지털 전환이 전방위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IT 전문 인력이 부족해 디지털 전환이 전방위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사진=로이터
'아날로그 강국'이라 말하는 일본은 그 말 그대로 선진국 중 가장 디지털 전환이 뒤처진 국가다. 여전히 도장을 사용하고 현금 사용 비율이 높으며 신용카드나 QR코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이 많다.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자취를 감춘 팩스를 여전히 애용하는 나라다. 이러한 일본의 아날로그 문화는 집착이나 사랑이 아니다. 그저 IT 전문 인력이 태부족한 때문으로 보인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021년 총리에 임명됐을 때부터 공개적으로 '스타트업 대국을 목표로 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다. 현재 일본의 스타트업은 IT 관련 사업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IT 전문가를 늘리는 구체적인 방법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뜻하는 STEM 코스를 전공한 대학 졸업생의 비율이 36%에 그친다. 우리나라가 50%에 가까운 것과 비교하면 교육기관으로부터의 IT 인재의 공급도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쁜 것은 일본 회사에서는 입사 후 연수 제도의 질도 낮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일본을 포함한 8개국의 '회사의 교육·연수 제도나 자기 연루 지원 제도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일본의 IT 인재 중에서 "회사의 교육·연수 제도나 자기 연루 지원제도에 만족한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불과 5.2%에 불과했다. 이것은 8개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가트너 재팬이 올해 4월 연간 매출액 500억엔 이상의 일본 기업에서 IT나 디지털의 전략 책정에 종사하고 있는 재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설문 참여자들은 인재나 조직의 과제로서, '질적인 인재 부족'을 선택한 응답자가 최다로 나타났으며 특히 AI(인공 지능)나 DX(디지털 전환)뿐만 아니라, 시스템이나 사업의 신구를 불문하고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적인 인재 부족을 과제 1위에 올린 응답자는 14.5%, 3위까지 선택한 응답자의 합계는 31.9%였다. 인재 부족에 대한 대처에서는 '중도 채용 적극화(47.3%)'가 가장 많았고 '인턴제도 활용(31.8%)'이 이어졌다. 그 밖에 '대학 졸업생 채용에 있어서의 조건 개선’(30.8%)'과 ‘퇴직자 재고용(23.8%)' 등의 답변도 있었다.

일본에서 우수한 IT 전문가로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한 회사에서 평생을 근무하는 기조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일본 기업에 입사한 신입 IT 전문인력의 경우, 3년간 근무한 후 메가벤처나 구글, 애플, 아마존 등 외국계 IT 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빈번하다. 여기서 메가벤처란, 벤처가 성장해 커진 기업을 가리킨다. 일본에서는 라인야후(Yahoo, LINE, PayPay, ZOZOTOWN 등을 운영)나 라쿠텐, 사이버 에이전트, GMO 인터넷, DeNA(디·엔·에이) 등이 대표적인 메가벤처 기업이다.

일본의 젊은 IT 인력들도 메가벤처나 외국계 기업이 자유분방한 분위기, 높은 연봉, 다양한 복리후생 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 IT 인력의 '빈익빈 부익부'가 반복되면서 일본 사회 전반의 IT 인력 부족을 만들었다.

우리나라 역시 IT 인재는 항상 부족하지만 일본보다는 상황이 낫다. 네이버, 카카오, NHN 등 IT 기업들이 직접 교육사업을 펼치면서 일찌감치 인재 확보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AI 인재 양성을 위한 'AI 러시' 행사를 2019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대학생 홍보대사를 모집하고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를 직접 사용해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카카오는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와 함께 카카오테크 부트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는 6개월 동안 160여 명의 학생들이 3개의 과정(풀스택, 인공지능, 클라우드)의 교육을 온라인 + 오프라인으로 참여하도록 했다.

NHN은 2022년부터 자사의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전문 교육기관인 NHN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인재 확보에 나섰다. 지금까지 약 3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며 89%의 높은 취업률을 기록했다. IoT 및 AI 개발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IoT/AI 기반 Java Backend 개발자 과정'은 지난해 5월 1기 연수생을 모집해, NHN 및 NHN 계열사 소속 현직 개발자들이 김해 경남 캠퍼스에서 10개월간 교육을 진행, 약 4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