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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없다...IT 공룡들이 러브콜 보내는 '퀄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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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 없다...IT 공룡들이 러브콜 보내는 '퀄컴'

퀄컴, 매출의 1/4를 R&D에 사용
출시 제품마다 '업계 최고사양'
메타·애플·삼성전자 등 경쟁사도 '러브콜'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두뇌도 '인기'

사진=퀄컴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퀄컴
미국의 유명 스탠드업 코미디언 로드니 데인저필드((Rodney Dangerfield)는 "나는 존경받지 못한다(No respect)", "나는 항상 푸대접이야"라는 설정으로 유명하다. 자학개그로 유명한 그는 그의 명언과 달리 코미디언으로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미국에 정착시킨 선구자로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총 59억달러(약 7조921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스미드밸류펀드의 투자자 빌 스미드는 로드니 데인저필드의 명언을 인용해 "퀄컴은 기술주의 로드니 데인저필드((Rodney Dangerfield)와 같다. 존경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퀄컴과 로드니 데인저필드가 공통적으로 존경받지 못하는 것일까? 빌 스미드는 퀄컴이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돈을 쓰고 있고, 좋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지만 퀄컴의 주가가 그러한 노력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글로벌 금융기업 팩트셋(FactSet)의 자료에 따르면 퀄컴은 지난해 R&D에 88억달라 이상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수치이며 연간 매출의 약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퀄컴이 기술개발을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와 같은 노력 덕분에 퀄컴은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다. 퀄컴에서 설계한 칩 '스냅드래곤 XR2 2세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Meta Flatforms)의 증강현실 헤드셋 '퀘스트3'에 탑재됐다.

애플도 올해 초 퀄컴과 계약을 맺고 2027년 3월까지 퀄컴의 5G 모뎀 칩을 계속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퀄컴의 칩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칩 설계에 들어갔지만 퀄컴의 기술이 앞선 탓인지 2025년 출시하는 아이폰 2종에 대해서만 자체 5G 칩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하하기 시작한 PC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스냅드래곤 X 플러스'는 삼성전자, 델,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마이크로소프트 등 총 22종의 노트북에 적용됐다.

삼성전자도 퀄컴의 의존도를 쉽게 줄이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력 스마트폰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칩과 자사가 개발한 엑시노스를 혼용해 사용해왔다. 간혹 엑시노스의 성능이 기대치를 밑돌 때는 퀄컴 칩셋을 전량 사용하는가 하면, 갤럭시 S24 시리즈의 경우 울트라 모델에만 퀄컴 스냅드래곤8 3세대 칩을, 기타 S24와 S24 플러스 모델에는 엑시노스 2400 AP를 탑재했다.

삼성전자로서는 보다 높은 마진이 보장되는 엑시노스를 사용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AP의 절대적인 성능이 퀄컴의 것보다 밀린다면 애플 아이폰 뿐만 아니라 퀄컴의 신형 AP를 탑재한 중국산 안드로이드폰과도 스펙 면에서 열세에 놓이게 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최신 AP인 엑시노스 2500은 갤럭시 S25에 사용되지 않으며 예외적으로 갤럭시 S25/S25 플러스/S25 울트라 전 모델에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AP가 사용될 예정이다. 단, 샤오미가 갤럭시 S25보다 한 발 앞서 샤오미 15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AP를 최초로 탑재한다. 이 때문에 '가장 우수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는 타이틀은 한동안 삼성전자가 쓰기 어려워 보인다.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칩은 이후 비보 X200 시리즈, 오포 파인드 X8 시리즈, 원플러스 13, iQOO 13, 리얼미 GT 7 프로, 홍미 K80 시리즈 등 다수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될 전망이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대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퀄컴은 이제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량, 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에서도 관련 칩을 내놓고 있다. 이쯤 되면 ICT 산업에서 충분히 존경받을 수 있을 듯하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