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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요금제·오리지널 콘텐츠 등…OTT 따라가는 IP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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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요금제·오리지널 콘텐츠 등…OTT 따라가는 IPTV

OTT 등장에 IPTV 약세…VOD 매출액 20% 감소
요금제 개편에 시청자 즉각 반응…가입자 증가
관계자 "IPTV와 OTT 공생 관계, 고객 위한 변화"

IPTV가 성장 정체의 벽과 마주하자 OTT와 유사한 노선을 택하는 모습이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IPTV가 성장 정체의 벽과 마주하자 OTT와 유사한 노선을 택하는 모습이다. 사진=픽사베이
IPTV가 점점 OTT와 닮아가고 있다. 실시간 채널과 기존 영화·드라마 등의 콘텐츠 등을 제한 없이 시청 가능한 신규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는 모습이다. 케이블TV의 역성장과 IPTV 0%대 성장에 '위기감'을 느낀 업계가 시대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일 발표한 '2023년도 방송사업자 재산 상황'에서 지난해 IPTV 3사 유료 VOD 매출액이 전년 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최근 5년간 역대 최대 감소율로, 주요 수입원 중 하나인 VOD 매출 감소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VOD를 별도로 결제해야 하는 IPTV와는 달리, OTT에서는 월 구독료 하나로 무제한 감상이 가능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IPTV 3사는 요금제 개편, 오리지널 콘텐츠 출시 등 OTT와 유사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일 통합 요금제 'B tv All+(비 티비 올 플러스)'를 새롭게 출시했다. 월 시청료를 결제하면 257개 실시간 채널과 영화, 드라마, 예능, 애니메이션 등 약 20만여 편에 달하는 전 장르 VOD를 무제한 시청할 수 있다.

OTT 서비스와 비슷한 유형의 개편 요금제를 출시하자 고객들의 반응이 즉각 나타났다. 통합 요금제가 나오기 전에 비해 일평균 신규 가입자는 약 34% 증가했으며 가입자 당 시청 시간이 2.4시간 더 길어졌다. 성장 정체에 머물러 있던 IPTV 업계에 돌파구가 열린 셈이다.
SK브로드밴드가 OTT와 IPTV간 경계를 허문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SK브로드밴드이미지 확대보기
SK브로드밴드가 OTT와 IPTV간 경계를 허문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SK브로드밴드

고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확인되자 SK브로드밴드는 더욱 개선된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며 성장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려는 흐름이다. OTT에 익숙해진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 저렴한 요금제로 콘텐츠 제한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KT의 지니TV의 경우 지난해 IPTV 이용료와 OTT 이용료가 결합된 할인 요금제를 출시했다. 우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유튜브 등 인기 OTT와의 공식 제휴를 통해 OTT 콘텐츠를 대화면으로 즐길 수 있게 함은 물론 결합 요금제를 선보여 가계 부담을 낮췄다.

KT는 또 AI 기반 IPTV 사용자 환경인 '미디어포털'을 선보이고 고객의 취향을 분석,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음성 키워드 검색을 통해 통합 검색 기능도 가능해졌다. 배우 톰 홀랜드를 찾아달라고 말하면 관련된 콘텐츠를 전부 찾아준다. VOD, 방송 채널, 유튜브 콘텐츠 등의 모든 검색 결과를 사용자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LG유플러스의 IPTV 서비스 U+TV는 2022년 IPTV 서비스를 OTT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청자들이 OTT를 중심으로 옮겨지는 상황에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LG유플러스의 콘텐츠 스튜디오 'STUDIO X+U'에서 선보이는 '프래자일' 스틸샷. 사진=LG유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LG유플러스의 콘텐츠 스튜디오 'STUDIO X+U'에서 선보이는 '프래자일' 스틸샷. 사진=LG유플러스

이후 IPTV와 OTT 통합 콘텐츠 검색 등 통합 기능을 제공하는데 이어, 최근에는 전례 없던 'IPTV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분주하다. OTT 플랫폼의 출현으로 유료 방송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이자 IPTV 3사는 지난 2022년부터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걔 중 U+TV의 콘텐츠가 독보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자사 콘텐츠 스튜디오 'STUDIO X+U'에서 지속적으로 퀄리티 높은 웰메이드 작품을 꾸준히 출시하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진다. 미드폼 드라마 '타로'는 한국 작품 중 유일하게 올해 3월 열린 칸 시리즈 경쟁 부문에 초청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 외에 총 7편의 작품이 200여 개국에 수출되며 K-콘텐츠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9일에는 SNS를 활용한 '소통형 드라마'를 선보인다고 밝혀 또 다시 이목을 끌었다. 하이틴 드라마 '프래자일'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드라마 내 등장인물들이 실제 SNS 계정을 운영하며 드라마 관련 게시글을 올릴 예정이다. 콘텐츠와 SNS를 오가는 소통과 연출로 한층 색다른 시청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이처럼 IPTV는 OTT와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OTT와 비슷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일부에서뿐만 아니라 대표적인 IPTV 3사에서 확인되는 일종의 '트렌드'와도 같은 흐름이다. 업계 관계자는 "IPTV와 OTT 플랫폼은 마냥 경쟁 관계에만 놓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협력하고 경쟁하며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이끌어나가는 주요 축"이라며 "OTT 플랫폼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IPTV만의 특색을 살려 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 개선, 고도화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