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딥페이크 흑색 선전' 현실화…美 대선 '가짜 영상' 난무

글로벌이코노믹

ICT

공유
0

'딥페이크 흑색 선전' 현실화…美 대선 '가짜 영상' 난무

도널드 트럼프·카멀라 해리스 후보에 대한 '공격' 지속
미국 일부 주, 선거 딥페이크 방지법 통과·검토 中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AP/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사진=AP/뉴시스
오는 11월 5일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딥페이크를 악용한 '흑색 선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어로 된 노래를 부르거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교통사고 뺑소니범으로 지목하는 영상 등이 웹에 공개되며 논란을 빚고 있는 것. 이에 미국은 선거 딥페이크 단속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키는 등 빠른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가오는 2024 미국 대통령 선거를 향한 딥페이크 위협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딥페이크로 만든 허위 영상과 AI 등이 선거에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17일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사이버 보안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두 명의 공격자들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딥페이크 영상을 게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torm-1516과 Storm-1679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이들은 2011년 해리스 부통령이 뺑소니 사고에 연루돼 어린 소녀를 마비시켰다는 주장을 담은 딥페이크 영상을 제작했다. 물론 해당 동영상 내에서 다루는 사고는 일어난 바 없는 허위 정보다. 아울러 해리스의 지지자들이 트럼프 집회 참석자를 공격했다는 주장을 담은 동영상도 제작됐으나 이 역시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은 허구의 사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멀라 해리스에 의해 뺑소니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알리샤 브라운. 그러나 해당 영상은 딥페이크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유튜브이미지 확대보기
카멀라 해리스에 의해 뺑소니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알리샤 브라운. 그러나 해당 영상은 딥페이크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유튜브

Storm-1679도 해리스 후보의 정책에 대한 음모론과 부정확한 주장을 홍보하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보고서를 통해 "사회를 분열시키는 이슈들을 이용한 음모를 유포하고, 해당 콘텐츠의 확산을 유도하기 위한 계획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대선을 겨냥한 러시아의 허위 정보 유포 및 해킹 캠페인이 다수 존재하고 있으며, 이들은 온라인에서 영향력 행사를 위해 은밀하게 활동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거의 완벽한 중국어로 노래하는 모습이 유포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어로 "사랑해요 중국"이라 노래하고 해리스는 "당신을 위해 울고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겠다"라며 화답하는 영상이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서 빠른 속도로 유포되는 중이다.

미국과 중국은 기술 패권을 놓고 지속적인 갈등 관계에 놓여있다. 그러나 해당 영상에서는 트럼프와 해리스가 자칫 중국을 우호국으로 생각하는 후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외에도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최고 지도자들이 중국의 대중가요를 부르는 딥페이크 동영상이 중국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중국 틱톡 '더우인'에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중국 노래 동영상. 사진=더우인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틱톡 '더우인'에 공개된 도널드 트럼프와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중국 노래 동영상. 사진=더우인

이에 미국 일부 주에서는 선거 딥페이크 단속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딥페이크로 생성된 영상과 음성이 선거 캠페인에 악용될 수 없도록 관련 규제를 '즉시 발효' 했다.

해당 법안은 선거 전 120일과 선거 후 60일 동안 후보자를 기망하는 내용의 오디오 또는 비디오 미디어를 배포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AI 콘텐츠 관련 선거 광고는 AI 사용 사실을 시청자에게 알려야 하는 의무를 적용했으며, 온라인 플랫폼은 잘못된 선거 콘텐츠에 대한 차단 조치를 취하고, 72시간 이내 자료를 삭제할 것으로 규정했다.

한편 테슬라와 X(옛 트위터)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선거 딥페이크 규제 법안을 제정한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머스크는 뉴섬을 향해 "언론의 자유를 위배하며, 권위주의적 결정이다"라고 말하며 뉴섬과 조커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