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기기 플레이스테이션(PS) 역사에 있어 역대급 실패작이 된 '콘코드'가 신임 대표이사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프로젝트라는 내부자 폭로가 제기됐다. '온라인 게임 강화'를 목표로 출범한 새로운 경영진의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게임 전문 미디어 '라스트 스탠드 미디어'의 콜린 모리어티 대표는 최근 X(옛 트위터)를 통해 "콘코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익명의 관계자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에 따르면 콘코드는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소니IE)의 허먼 헐스트 공동 대표가 '자식'처럼 아끼며 밀어붙였던 프로젝트였다"고 밝혔다.
콜린 모리어티 대표는 과거 게임 전문 매체 이매진 게임 네트웍스(IGN)에서 10년 이상 기자로 근무했다. 업계 내에선 대표적인 '플레이스테이션 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콘코드는 신규 게임사 파이어워크 스튜디오가 개발을 맡아 올 8월 23일 공개한 게임이다. 장르는 '오버워치'나 '발로란트' 등으로 대표되는 캐릭터 기반 1인칭 슈팅(FPS), 이른바 '히어로 슈터'였다. 소니IE는 2021년 일찍이 파이어워크와 파트너십을 체결, 2023년 자회사로까지 인수하며 이 게임에 크게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실제 출시 후에는 경쟁작 대비 난해하고 직관적이지 않은 게임 설계, 외형적 매력보단 정치적 올바름(PC)에만 치중한 캐릭터 디자인 등이 크게 혹평받았다. PC 게임 유통망 스팀에서 최다 동시 접속 697명, 미국 리뷰 플랫폼 메타 크리틱에서 평균 평점 62점(100점 만점 기준)을 기록하는 등 처참한 실패를 거둔 끝에 출시 2주 만인 9월 6일 서비스가 중단됐다.
소니IE가 콘코드 출시 과정에서 본 손해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업계 내에선 소니IE가 파이어워크 스튜디오 인수와 개발비, 마케팅비를 포함 3억달러(약 4000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추산이 나왔다.
콜린 모리어티가 공개한 내부자 폭로에 따르면 실제로는 개발 예산만 4억달러(약 5300억원)가 투입됐다. 특히 절반인 2억달러는 알파 버전이 공개된 후, 내부적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추가로 지출된 예산이었다. 개발비를 제외한 인수 자금이나 마케팅비 등을 더할 경우, 실제로는 더욱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투자를 밀어붙인 이들로는 앞서 언급했듯 헐스트 대표를 위시한 경영진이 지목됐다. 이들은 콘코드가 '스타워즈'와 같이 소니IE의 미래를 책임질 IP이자 수많은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 게임으로 지목했다.
소니IE와 허먼 헐스트 대표가 콘코드를 밀어붙인 이유 중 하나로는 올해 새로이 출범한 경영진이 '라이브 서비스 게임', 즉 온라인 게임 강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올 4월, 소니IE의 새로운 회장으로 본사 소니 그룹의 토토키 히로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선임됐다. 그는 취임 전부터 "2026년까지 라이브 서비스 게임 12종을 확보해야 한다"고 발표하는 등 온라인 게임 강화를 핵심 목표로 내세웠다. 이후 6월 들어 허먼 헐스트 플레이스테이션 스튜디오 총괄과 니시노 히데아키 글로벌 제품 전략·경영 이사를 공동 대표이사로 승진시켰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