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인하'될까...공정위,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제재 착수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이용권을 묶어서 함께 판매하고 있는 구글에 '끼워팔기'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이르면 오는 10월 제재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구독료 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진다.

유튜브는 월 1만4900원의 프리미엄 서비스 구독료를 결제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유튜브 뮤직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튜브 뮤직 단독 결제 시에는 월 1만1990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공정위는 별도로 결제 가능한 서비스임에도 유튜브 프리미엄 결제 시 유튜브 뮤직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점을 '끼워팔기'의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구글의 이 같은 행위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본 것이다. 유튜브 뮤직의 성장세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모바일인덱스의 지난 5월 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이 국내 음원 서비스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뮤직은 유튜브를 등에 업고 지속적 성장을 거듭하며 8월에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743만 명을 기록했다.

이에 국내 음원 사업자들은 구글의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을 우려하고 나섰다. 유튜브 뮤직 사용자 증가에 따라 자사 서비스 구독자 이탈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플랫폼 독점이 굳어지며 공정위의 제재를 통한 구글의 독점적 지위 남용을 방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동시 서비스가 분리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 인하도 함께 기대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유튜브에서 '가족 요금제'를 지원하지 않고 있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국내 시민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구글은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인도, 일본 등 42개 국가에서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가족 단위로 이용 가능한 '가족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요금제는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만 가족 프리미엄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결국 일부 소비자들은 가상 사설망(VPN)을 통해 다른 나라로 서비스 위치를 변경하면서까지 가족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을 3년간 이어온 구독자 A씨는 "유튜브에서 광고를 보는 것이 싫어서 프리미엄 구독을 결정한 건데 이용하지 않는 서비스를 강매 당하는 것 같아 불편했다"며 "이번 제재를 통해 서비스 간 분리가 철저히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고 갑작스레 오른 구독료 또한 적정선으로 낮아졌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마케팅학과 교수는 "쿠팡이 자사의 쿠팡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쿠팡이츠의 배달료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튜브가 유튜브 뮤직 서비스를 무료로 함께 제공하는 것은 공정위 해석에 따른 '끼워팔기'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튜브 뮤직 이용자들 중 일부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 다수가 선택하는 서비스에는 이유가 있다. 시장 파이를 빼앗기는 것이 불만이라면 국내 음원 서비스가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의 유튜브 뮤직 제재 소식에 누리꾼들은 "끼워팔기로 유튜브를 제재한다고 해서 국내 음원 플랫폼을 쓸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유튜브 뮤직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음원의 풀이 다양하다. 국내 음원 플랫폼과는 명백히 구별되는 파이다", "애초에 유튜브 뮤직만 구독할 수 있는 요금제와 유튜브 프리미엄까지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나눠져 있는데 끼워팔기라니?"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