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거짓광고] 앤 해서웨이 피규어 무단 사용 '리벤저: 다크니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노출되는 구글의 광고 이미지. 게임 광고지만 해당 이미지는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캣우먼을 피규어로 제작한 한 스튜디오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가져다 쓴 듯 보인다. 당연히 게임과 이 광고의 이미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사진=구글

국내에 출시되는 게임은 현행법에 따라 모두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로부터 심의를 받아야만 한다. '15세 이용가', '전체이용가' 등의 심의등급 표시가 없으면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할 수 없다. 하지만 게임위는 등급만 부여할 뿐이고, 이 마저도 2022년부터는 구글,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가 게임위로부터 '자율심의' 사업자 자격을 받았다.

최근 중국의 양산형 게임들이 타사 게임을 무단 표졀하거나 유명 작품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베껴 광고하고 있다. 게임위로서는 저작권 침해 여부를 직접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 하지만 누가 봐도 이상한, 그리고 게임과 무관한 광고가 계속 나오고 있어 게이머들의 현명한 판단을 요한다.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도 이런 거짓 광고에 책임이 없을 수 없다. 모든 광고를 심의하고 판단해야 하는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본 기사는 구글에서 노출되는 게임의 거짓·과장 광고들을 찾아서 소개한다. 과연 문제가 있는 광고인지 아닌지 독자께서도 판단해 보시길 바란다.

26일 현재 '리벤저: 다크니스'의 다운로드 수는 5만회 이상이다. 상세한 다운로드 숫자를 표기하지 않더라도 10만이 채 안 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광고처럼 '1억 유저'의 선택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사진=구글 플레이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리벤저: 다크니스'란 게임이다. 이 게임은 '오늘 오픈'이라고 적었지만 출시된 지 한참 지난 게임이다. 오래된 게임을 하려 하지 않는 게이머의 마음을 이용한 마케팅 문구다. 이것도 괜찮다.

'전세계 1억 유저들의 선택'이라는 표현은 확인할 길이 없다. 중국에서는 '표재강호'라는 제목으로 1년 전 출시된 게임으로 알려졌다.

26일 현재 '리벤저: 다크니스'의 구글 플레이 다운로드 수는 5만회 이상으로 표기돼 있다. 10만이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예상할 수 있는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수를 더해도 도저히 '전세계 1억 유저들의 선택'을 납득하기 어렵다.

광고 속 이미지의 원본으로 보이는 피규어 사진. 원작에서 캣우먼을 연기한 배우 앤 해서웨의 모습이 상당히 디테일하게 묘사됐다. 사진=퀸스튜디오

온라인에 공개된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보면 무협 풍 MMORPG다. 광고에는 배트맨 시리즈 영화 중 하나인 '다크나이트 라이즈' 속 캣우먼의 피규어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듯 보인다. 찾아보니 해당 이미지는 퀸스튜디오라는 전문 피규어 제작사가 만든 배우 앤 해서웨이의 캣우먼 복장 착용 이미지다. 부디 이러한 광고가 계속되지 않도록 구글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