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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했데"·"됬어요"...3년째 바뀌지 않는 디즈니+의 불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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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소했데"·"됬어요"...3년째 바뀌지 않는 디즈니+의 불친절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킬링 콘텐츠 부족 등 원인
자막 완성도·시청자 인터페이스 등 시청자 불만 지속
디즈니플러스 '시청자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 있어

2021년 11월 12일,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디즈니플러스 정식 론칭을 알리는 광고가 상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2021년 11월 12일,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디즈니플러스 정식 론칭을 알리는 광고가 상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계적인 콘텐츠 그룹인 디즈니의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론칭 초기 국내 OTT 시장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현실은 OTT 하위권을 3년 연속 면치 못하는 신세다. 그간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시장에서의 부진을 떨치기 위해 해외에서 시행한 계정 공유 금지 정책과 구독료 인상을 유보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까지 연간 구독료를 약 4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신규 구독자와 재 구독자 유치를 시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계정 공유 금지 및 구독료 인상을 적용하고 있으나 한국이 대상 국가에서 벗어난 이유는 단 하나. 디즈니플러스의 신통치 않은 국내 성적 탓이다. 모바일인덱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OTT 앱 월간 사용자 수는 △넷플릭스 1111만명 △티빙 756만명 △쿠팡플레이 611만명 △웨이브 439만명 △디즈니플러스 249만명 △왓챠 57만명 순이다.
모바일인덱스의 'OTT 앱 월간 사용자 수' 표. 사진=모바일인덱스이미지 확대보기
모바일인덱스의 'OTT 앱 월간 사용자 수' 표. 사진=모바일인덱스

디즈니플러스는 2023년 화제작 무빙의 공개로 499만명이라는 최고점을 9월 찍은 이래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흥행 보증수표 배우 송강호를 전면에 내세운 '삼식이 삼촌'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 지표를 기록했다.

이렇듯 디즈니플러스 부진이 길어지는 이유에는 결정적인 킬러 콘텐츠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로 보이나 실질적인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불편·개선사항 건의에도 '불통'의 자세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위해 디즈니플러스 연간 구독을 이어오고 있다는 40대 A씨는 "디즈니플러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정말 불편하다. 특히 영상 내 자막 크기 조절, 색상 변경 등을 하려면 뭘 누르고 어딜 들어가고 무척 번거롭게 해뒀다"며 불만을 표했다.

디즈니플러스 '그레이아나토미' 드라마 중 일부 자막. 사진=X(옛 트위터).이미지 확대보기
디즈니플러스 '그레이아나토미' 드라마 중 일부 자막. 사진=X(옛 트위터).

이 외에도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하고 있는 이들의 불만은 각양각색이다. 서비스 초기부터 지적됐던 완성도 낮은 번역이 대표적이다. X(옛 트위터) 이용자 B씨는 "디즈니플러스 자막이 갈수록 심해진다. 맞춤법은 고사하고 갑자기 되도 않는 존댓말에 호칭도 5초에 한 번씩 바뀐다. 디즈니플러스에게 월 9900원씩 줘도 괜찮은 걸까 자꾸 생각하게 된다"는 의견을 남겼다. 함께 첨부한 캡처 화면에서는 "청문회를 취소했데(대)", "과장님이랑 얘기하면 되", "죄송하지만 됫어요" 등 틀린 맞춤법이 줄줄이 확인된다.

불친절한 검색 기능도 문제다. 섬네일 이미지에 뜬 '가고일스'라는 제목으로 검색하면 작품이 나오지 않지만 우측에 표기된 별도의 작품명인 '전사 골리앗'을 검색하면 작품이 뜬다. 또한 블루이라는 작품의 최신작 '블루이 단편'을 공개해 놓고서 검색으로는 작품을 찾을 수 없다. 영문 제목인 'Bluey minisodes'라고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영어 검색만 가능하게 해놓은 탓일까? 한글 자막도 지원하지 않아 구독자들의 불만을 샀다.

앞서 언급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자막 퀄리티, 검색 기능 모두 론칭 초기부터 지적돼 온 사항이다. 다음 달 11월이면 국내 정식 서비스 3년을 맞이하지만 그동안 개선된 점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 C씨는 "디즈니플러스가 지닌 가장 큰 강점은 콘텐츠 풀이 넓다는 것이다. 마블, 엑스맨, 스타워즈 등 하나의 시리즈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어마어마하다. 이처럼 콘텐츠가 OTT 서비스 이용의 가장 큰 축을 맡고 있는 건 맞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작품 소개, 맞춤 추천, 이어보기 기능, 자막 완성도, 검색 기능 등 다양한 구성이 하나의 플랫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인데 디즈니플러스는 그 점을 너무 오랫동안 간과해온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