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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남·강제추행 등 논란에 "네이버웹툰 불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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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남·강제추행 등 논란에 "네이버웹툰 불매합니다"

'이세계 퐁퐁남'으로 부상한 기혼남성 여성 혐오
웹툰 독자, "남혐 '집게 손가락' 대처와의 차이" 지적
네이버 관계자 "공모전 프로세스대로 진행"

현재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응모작 '이세계 퐁퐁남'. 사진=네이버웹툰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현재 혐오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응모작 '이세계 퐁퐁남'. 사진=네이버웹툰 캡처
네이버웹툰 불매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불매 운동의 발단은 네이버웹툰이 주도하는 지상최대공모전에 올라온 응모작 '이세계 퐁퐁남'이다. 작중 언급되는 '퐁퐁남'과 '설거지론'이 기혼 남성과 여성을 비하하는 '혐오 발언'이란 것이 알려지면서 독자들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 이와 함께 그동안 네이버웹툰이 수수방관해 온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불매 운동'에 불을 지피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지상최대공모전 '베스트도전'에 올라온 '이세계 퐁퐁남'은 가정에 헌신해 온 남성이 아내의 바람을 목격, 자신이 '퐁퐁남'이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기서 사용된 '퐁퐁남'은 연애 경험이 없거나 적은 남성이 자신이 가진 유일한 장점인 '경제적 능력'을 내세워 많은 연애 편력을 지닌 준수한 외모의 여성과 결혼한 것을 가리킨다. 다수의 남자들을 만났던 여성과 결혼한 것을 마지막에 '설거지' 했다는 뜻에서 퐁퐁남이라고 칭하는 것. 이는 기혼 남성과 여성을 동시에 '혐오'하는 발언으로 이미 수 년 전부터 사용된 차별적 표현이다.

전지적 독자 시점 일러스트 중. 수정 전(좌), 수정 후. 집게손가락 모양이 검지손가락으로 바뀌어 있다. 사진=X이미지 확대보기
전지적 독자 시점 일러스트 중. 수정 전(좌), 수정 후. 집게손가락 모양이 검지손가락으로 바뀌어 있다. 사진=X

해당 작품을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자 '이세계 퐁퐁남'을 투고한 퐁퐁 작가는 직접 해명에 나섰다. 작품의 댓글란을 통해 작가는 "현 퐁퐁남, 설거지론의 어원이 집단 성폭행에서 비롯됐다는 허위사실이 정도를 벗어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글을 남기게 됐다. 해당 용어는 2000년대 초에도 사용된 주식 용어이며, '이세계 퐁퐁남'은 이혼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아 제작되었음을 알린다"고 전했다.

그러나 작가의 해명과는 달리 '퐁퐁남'과 '설거지론'의 어원을 설명하는 과거 기사들이 재조명되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혐오 발언을 그대로 차용한 웹툰이 1차 심사를 통과하고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수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상황.

독자들은 '전지적 독자 시점'과 '화산귀환'에서 자칫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집게손가락'을 수정해 내보낸 것과는 전혀 다른 미온적인 대처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에 독자들은 그동안 문제시됐던 네이버웹툰의 혐오, 차별적 행태를 취합해 SNS에 게재하고 공유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네이버웹툰 '소름일기' 98화 중. 사진=네이버웹툰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네이버웹툰 '소름일기' 98화 중. 사진=네이버웹툰캡처

매주 금요일 네이웹툰에서 연재 중인 '소름일기' 98화에서는 주인공(작가)이 술에 취해 의식이 없는 여성에게 입을 맞추는 모습이 담겨 있다. 작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의 특성 상 독자들은 "작가님 선 넘으신 듯", "작가님 이런 내용은 문제 될 것 같은데요.. 네이버 담당자 분들은 검수 안 하신 건가요" 등 경악한 내용의 댓글을 달아 사건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결국 네이버웹툰 여성 독자들은 '불매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SNS 상에서는 웹툰 팝업스토어 예약, 쿠키(캐시) 결제 취소와 네이버웹툰 애플리케이션(앱) 삭제 등 인증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가비지타임'과 '집이없어' 팝업스토어는 모든 시간대의 예약이 가득 찼었으나 잇따른 예약 취소로 인해 8일 오후 5시 기준 빈자리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독자들은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며 "내가 좋아하는 작품의 연재 플랫폼이 올바른 곳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웹툰에 대한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불매를 멈추지 않겠다는 이들도 보인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해당 작품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오가고 있는 것은 저희 측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현재 지상최대공모전이 진행되고 있는 관계로 공모전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