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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에 패소한 구글…"앱 마켓 3년간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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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게임즈에 패소한 구글…"앱 마켓 3년간 개방"

美 1심 법원, 3년 간 '반독점법 준수' 명령
외부 결제·다운 허용, 개발자·기기 제조사 '담합' 금지
구글 "소비자·개발자·제조사에 피해…항소할 것"

순다르 피차이 구글 대표이사(왼쪽)와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순다르 피차이 구글 대표이사(왼쪽)와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 사진=AP통신·뉴시스, 로이터

구글이 에픽 게임즈와 앱 마켓 독·과점 문제를 두고 벌인 소송전 중 1심에서 패소했다. 법원이 구글에 3년 동안 플레이 스토어를 '효과적인 시장 경쟁을 위해' 개방할 것을 명령한 만큼, 모바일 앱 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법원은 현지 시각 7일 "구글과 그 모회사, 계열사, 자회사의 법인과 임원, 직원, 대리인, 기타 통지를 받은 모든 이들에게 2024년 11월 1일부터 2027년 11월 1일까지 미 연방 셔먼법(반 독점법) 및 캘리포니아주 불공정 경쟁 방지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금지할 것을 명한다"는 1심 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에픽게임즈가 구글에 2020년 8월 제기를 시작한 반독점 소송전에서 에픽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또한 2023년 12월 해당 소송전에서 배심원단이 만장일치로 "구글이 셔먼법과 캘리포니아주 불공정 경쟁 방지법을 위반했다"고 평결한 것을 인용해 내린 결정이다.

법원은 구체적으로 구글에게 오는 11월 1일까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대해 △인앱 결제 강제 요소 제거 △인앱 결제 외 다른 결제 방법 안내 △플레이스토어 외부에서 앱 다운로드하는 방법 안내 △앱 사업자가 플레이스토어와 무관하게 앱 가격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 등의 시스템을 갖출 것을 명했다.

아울러 △앱 배포자와 앱 수익을 공유하거나 타 스토어, 플랫폼에 출시하기 위해 계획 △개발자에 플레이스토어에 선제, 독점 출시거나 타 앱마켓에 앱을 출시하지 않도록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기기 제조사, 통신사에 플레이스토어를 선제 설치하거나 타 앱 마켓을 설치하지 않도록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법원은 또한 이러한 명령을 이행하는지 감시하고 2차 분쟁을 막기 위해 향후 8개월 안에 구글과 에픽게임즈가 공동 선정한 3인의 기술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명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공식 홍보 영상 썸네일 이미지. 사진=구글 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이미지 확대보기
구글 플레이스토어 공식 홍보 영상 썸네일 이미지. 사진=구글 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

에픽게임즈는 앞서 애플과도 앱 스토어 시장 독과점 관련 소송전을 벌여왔다. 올 1월 마무리된 항고심(3심) 결과 애플은 앱 결제를 강제하지 않고 제3자 결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부분을 제외하면 일부 승소, 구글에 비해 온정적인 판결을 받아냈다.

구글이 애플에 비해 강경한 판결을 받은 이유에 대해 업계에선 스마트폰 제조사나 앱 개발사 등과 앱 결제 수익을 배분한 것을 법원에서 일종의 '담합'으로 결론내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원 결정에 개발자나 기기 제조사, 통신사에 '플레이스토어를 선제 설치하거나 타 앱 마켓을 설치하지 않도록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 측은 당초 '앱마켓 개방' 명령 기간을 6년으로 늘릴 것에 더해 클릭 한 번 만으로 플레이스토어 외 경로로 앱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할 것, 구글의 안드로이드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와 플레이스토어 간 자동 연동을 해제할 것 등도 요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임스 도나토 캘리포니아주 북부 지방법원 판사는 주문을 통해 "이번 결정에 따라 구글 플레이스토어가 불공정하게 누리는 네트워크 효과를 줄이면서도 경쟁사로서 과도한 제약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결정 취지를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일부 요청이 기각된 것과 별개로 전반적인 판결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는 법원 판결 직후 X(트위터)를 통해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비롯한 앱 마켓들이 내년부터 구글의 위협적인 검열, 30% 인앱 수수료 등에 대한 걱정 없이 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소송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에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발표했다.

구글은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며 항소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구글은 같은 시점에 공식 블로그를 통해 "에픽의 요청과 법원의 결정은 플레이스토어 소비자와 개발자, 기기 제조사들에게 피해를 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이번 판결에 항소하는 것은 물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법원 명령 일시 중지 또한 요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