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의 시점은 시즌 2 이후로, 서동재 검사가 서울서부지방검찰청과 의정부지방검찰청을 거쳐 '청주지방검찰청'으로 좌천된 후를 다룬다. 이전 시리즈에서 승승장구하던 그의 모습과는 달리 스폰서를 자처하며 받아왔던 온갖 뇌물들로 인한 업보를 짊어진 모습은 꼴 좋다기 보다는 안쓰럽다는 인상이 더 강하다.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이라면 처세술 만큼은 서동재를 닮아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상급자를 위해 의자를 빼고, 생수병의 뚜껑을 따고, 노고에 맞장구를 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부도덕함은 차치하고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수차례다.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는 그보다 더 비굴하고, 한편으로는 처절하기까지 한 서동재의 사회생활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일견 과하다 싶을 정도의 아부에, 서동재가 사무실에 출입할 때 인식할 지문이 남아는 있을까 염려될 정도.
여기에 더해 그가 담당한 사건의 스케일이 커지면서 주저앉고, 기고, 구르고, 애원하고 비는 모습은 드라마의 장르인 범죄, 스릴러에 '코믹' 한 스푼을 더했다는데 확신을 얹는다. 애초에 그가 주인공으로 선점된 이상 어느 정도의 가벼움은 피할 수 없다. 서동재가 끝까지 진지할 수 없는 인물이기에 그 자체가 코믹이라면 코믹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무릇 주인공이 있으면 맞은편에 그의 대척점에 선 안티테제가 존재해야 하는 법.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는 서동재의 호적수 남완성(박성웅)이 등장한다. 과거를 청산하고 잘 좀 살아보려는 그에게 잊고 살았던 청구서를 들이미는 인물이다.
과연 서동재 검사는 업보 청산을 수월하게 마무리하고 소중한 일상을 지킬 수 있을까? 다음 인사에선 부장 직함을 달 수 있을까? 본격 주인공의 안위보다 승진이 걱정되는 작품, '좋거나 나쁜 동재'. 서동재의 끝이 과연 좋은 동재일지 나쁜 동재일지 마지막까지 함께 지켜보는 건 어떨까.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