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숙면'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가 높아지며 잠(Sleep)과 경제학(Economics)을 더한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신조어가 새롭게 등장했다. 이는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숙면을 돕는 제품 구매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를 가리키는 용어다.
수면장애의 증상은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기면증 △몽유병 △과다수면장애 등 다양하다. 만성 스트레스, 불안, 빛 공해 등 원인도 여러가지로, 충분한 잠을 자고 일어났음에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수면 부족은 가볍게는 두통, 의욕 상실부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수면 부족으로 인한 내분비 장애로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최대 3배가량 높다는 연구팀의 결과도 있다.
이에 숙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업계 움직임이 활발하다. 4년 전부터는 수면기술&수면건강 컨퍼런스인 '국제수면건강산업박람회'가 매년 국내에서 개최되고 있다. IT 업계에서는 관련 기술을 '슬립 테크'로 분류하고 △웨어러블 수면 기기 △스마트 매트리스 △수면 모니터링 앱 등 숙면을 돕는 관련 기술 개발 및 활용도 증가하고 있다.
수면 패턴 분석 앱 중 '슬립 모니터'는 구글 플레이 건강/운동 부문 최고 매출 10위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유료 이용자를 보유 중이다. 앱을 실행하고 자는 것만으로도 사운드 녹음, 수면 습관 분석, 수면 주기 파악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이외에도 슬립 테크 스타트업 에이슬립, 비알랩, 앤씰, 에스옴니 등 관련 국내 스타트업도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같이 사세를 확장해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에이슬립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에이슬립은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폰 앱으로 사람의 호흡을 분석, 사용자의 수면의 질을 측정하고 파악, 개선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 중이다.
에이슬립은 지난 8월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연내 미국 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미국 LA에서 개최한 '2024 코리아 컨퍼런스'에서 슬립테크를 내세워 우승을 차지했으며, 국내에서는 경동나비엔과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숙면 기술이 적용된 '나비엔 숙면매트', '스마트 매트리스'를 선보이고 있다.
갤럭시 링, 애플워치 등 빅테크 기업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면 패턴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은 이미 보편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애플워치를 사용 중인 A씨는 "애플워치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수면 주기 분석을 통해 수면 장애가 많이 개선됐다. 언제 자고 언제 깨는지, 이날은 몇 시간이나 잤는지를 알기 쉽게 보여주면서 올바른 수면 습관 정착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HTF 마켓 인텔리전스에(Market 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 테크 시장은 연간 8% 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2023년 130억달러(약17조6111억원)에서 2032년 220억달러(약 29조81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