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김인관 KT노조위원장은 전날 김영섭 대표를 만나 전출을 근로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전출 조건 등을 현실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KT는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자회사 선로 통신시설 설계·시공을 담당하는 OSP와 국사 내 전원 시설 설계를 맡은 KT P&M(가칭)을 설립하는 안건을 의결하며 본사 네트워크 관리 부문 직원 약 5700명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렸고 이 중 3800명을 신설 자회사 두 곳으로 전출할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구조조정과 자회사 전출은 타이밍이 MS와의 협업 직후 이어졌기에 사실상 MS와 AI에 5년간 2조4000억원가량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재원 마련을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노동자연대는 "KT가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AI 전환을 돕는 회사'로의 전환을 위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KT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통신 분야 인력을 대폭 줄이고 싶어 한다"고 성명을 냈다.
KT 노조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사옥 앞에서 '조합간부 총합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자 한 발 물러서며 전출 조건을 상향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 10일 MS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본인은 39년 동안 LG 그룹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KT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 대표는 근무 1년 만에 직원 1/3을 KT '밖'으로 내보내려 했다. KT 노조 관계자는 16일 노조 결의대회에서 "KT는 통신 산업의 성장 둔화를 빌미로 수십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던 동지들을 문 밖으로 내몰고 있다며 이는 폭력이고 기만"이라고 말했다. 비록 전출 조건이 상향됐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KT 직원들은 자신들의 정년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란 불만을 완전히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