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게임 질병론, 이제 그만"…국회 찾은 게이머들

글로벌이코노믹

ICT

공유
0

"게임 질병론, 이제 그만"…국회 찾은 게이머들

개혁신당, 한국게임이용자협회와 간담회 개최
게임 질병 코드 도입, 검열 조항 헌법 소원 논의

개혁신당이 2024년 10월 22일 '게임 질병코드 등재와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 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개혁신당의 김성열 수석대변인·김철근 사무총장·전성균 최고의원·천하람 원내대표·허은아 당 대표와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 김성회 유튜버, 게임이용자협회의 노경훈 이사·도현우 본부장·서대근 본부장.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개혁신당이 2024년 10월 22일 '게임 질병코드 등재와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 간담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개혁신당의 김성열 수석대변인·김철근 사무총장·전성균 최고의원·천하람 원내대표·허은아 당 대표와 이철우 게임이용자협회장, 김성회 유튜버, 게임이용자협회의 노경훈 이사·도현우 본부장·서대근 본부장. 사진=이원용 기자

게임 사전 검열 관련 헌법 소원,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 도입 논란 등에 관한 간담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정계와 민간 협회 관계자 모두 '게임 산업계·소비자 권익 보호'라는 취지에 뜻을 모았다.

개혁신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22일 오후 2시 '게임 질병코드 등재와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 간담회를 열었다. 허은아 당대표와 천하람 원내대표 등 개혁신당 관계자들과 더불어 게이머 대표로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 게임 전문 유튜브 채널 'G식백과' 운영자인 김성회 씨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 개회사에서 천하람 원내대표는 "K팝과 드라마 이전부터 한국 콘텐츠의 가치를 올려온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백안시, 때로는 규제까지 적용된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가운데 '검은 신화: 오공'과 같은 외산 게임을 우리나라 게이머들이 감탄하면서 플레이할 정도로 한국 게임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질병 코드 도입 논란, 헌법 소원 심판의 대상이 된 게임 사전 검열 조항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웹툰 등 다른 콘텐츠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는 점, 나아가 '게임 악마화'가 일상화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에 대한 게이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발언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게임 질병코드 등재와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천하람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게임 질병코드 등재와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게임이용자협회는 최근 한국모바일게임협회와 '게임 이용 장애 질병 코드 도입' 반대 서명 운동을 개시했다. 김성회씨와는 최근 게임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중 '범죄심리·모방심리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 게임'의 제작, 유통을 금지하는 제32조 제2항 제3호에 대한 헌법 소원 심판 집단 청구를 위한 서명 운동을 전개, 헌법 역사상 최다 청구인 기록인 23만751명의 서명을 모아 이달 9일 집단 청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올 5월 발표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50가지(문화편)' 설문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취미는 게임으로 나타났다. 2019년 같은 조사에서 4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등산', '음악 감상', '운동'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철우 협회장은 이 보고서를 인용하며 "과거에는 게임이 특정 세대나 성별의 전유물이었을지 모르나 이제는 아이들의 '마인크래프트'와 '브롤스타즈', 여성들의 '동물의 숲'과 '오버워치', 고연령층의 퍼즐 게임과 '온라인 윷놀이' 등 다양하게 즐기는 취미가 됐다"며 "게임의 보편화는 이번 헌법 소원 집단 청구와 같이 이용자 관점에서 제도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평했다.

문화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인 이 협회장은 "법조인 관점에서 게임법 제32조 제2항 제3호는 표현의 모호성으로 인한 명확성 원칙 위배, 창작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직업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소지가 있다"며 "게임법이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만화 진흥에 관한 법률 등 여타 콘텐츠 진흥법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진흥할 콘텐츠의 관점에서 바라봐달라는 것이 이번 헌법 소원의 취지"라고 밝혔다.

김성회씨가 게임 질병코드 등재와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김성회씨가 게임 질병코드 등재와 사전검열 제도의 문제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원용 기자

게임 중독 질병 코드 관련 논란에 관해 김성회씨는 고(故) 이경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의 말을 인용했다. 이경민 교수는 과거 인터뷰에서 "게임이 마약 중독자와 같이 도파민을 분비하기 때문에 중독 물질이라 보는 것은 음식 섭취나 성행위 등 다른 도파민 분비 행위는 경시하는, 완전히 엉터리인 연구", "게임 과몰입은 질병이 아니라 자기 통제력을 발달시키는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성회 씨는 "국민학교 시절에는 전자오락을 즐긴다는 이유로 선생님에게 '뇌가 썩는다', '중독 물질이다'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러한 '게임 혐오' 정서가 게임 과몰입을 질병으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이어졌다고 본다"며 "게임은 질병이고, 정신적 마약이며, 살인의 원인이라는 관성적 혐오에 매몰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하람 의원은 "법률에 있어서 기본은 '자유'가 돼야 하는 만큼 규제를 도입할 때에는 규제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되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이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먼저가 돼선 안된다고 본다"며 "게임 과몰입이 질병이라는 것을 공인하기 위해선 게임이 위험하다는 실증적인 근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회 씨는 오는 2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도 게임법 헌법 소원, 게임 중독 질병 코드 도입 등에 관해 의견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